궤도의 숙명

by 김준완


우주에 뿌려진 손끝 하나
내 눈동자는 끝없이 그것을 쫓아간다

닿을 수 없는 빛의 궤적을
차마 감지도 못한 채 바라보는 일,
그것이 당신을 존중하는
나의 방식입니다

당신을 존중하다 보면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어쩔 수 없어요

뜨거운 태양을 오롯이 견뎌낸
열매들도 그렇게
익어 갔을 테니까요

팽팽하게 당겨진 침묵의 껍질 속에
달큼한 통증을 꾹꾹 눌러 담으며

나는 당신이라는 중력에 묶여
비로소
나라는 계절을 완성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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