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하얀 운동화가 닳아
누렇게 변할 때
살찐 늙은 개가
낮게 코를 골며 잠들 때
철로변 술집 여주인이
손님 없는 잔에 강소주를 따를 때
병원 복도에서
아홉 번째 이름이 불리어질 때
사랑이 죄처럼 느껴져
한 걸음 물러설 때
오래 읽던 성경이
낯선 이야기처럼
멀어질 때
눈 오는 밤
고양이가 창문만
바라볼 때
말없이
슬픔은
우리 곁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