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by 김준완

하얀 운동화가 닳아

누렇게 변할 때


살찐 늙은 개가

낮게 코를 골며 잠들 때


철로변 술집 여주인이

손님 없는 잔에 강소주를 따를 때


병원 복도에서

아홉 번째 이름이 불리어질 때


사랑이 죄처럼 느껴져

한 걸음 물러설 때


오래 읽던 성경이

낯선 이야기처럼

멀어질 때


눈 오는 밤

고양이가 창문만

바라볼 때


말없이

슬픔은

우리 곁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