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1. 수필 : 호흡
가끔 입안에서 마른 깃털의 맛이 난다.
분명 무언가를 삼킨 기억이 없는데도,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돋아나는 비릿한 촉감. 그것은 세상의 소음이 내 눈과 귀를 통과해 안으로 고일 때마다 찾아오는 전조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단어로 풍경을 포획하려 든다. 이름 모를 새를 보며 길조라 믿거나, 흔들리는 풀잎에서 이별의 징조를 읽어내는 일들. 그것을 지성이라 부르지만, 내게는 필사적인 생존의 몸짓으로 보일 뿐이다. 삶은 해석이라는 관념 없이는 단 하루도 숨을 쉬지 못하는 지독한 호흡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거대한 의미의 그물을 던지고, 그물에 걸려 올라온 파닥거리는 진실들을 기어이 삼켜 넘긴다. 소화되지 않은 사실들이 명치끝에 걸려 딱딱하게 굳어가는 밤이면, 나는 거울 속 내 눈동자가 조금씩 흐려지는 것을 느낀다. 내 안에서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자라나고 있다는 서늘한 예감.
그것은 누구의 목소리일까. 내가 내뱉은 말일까, 아니면 나를 읽어내려던 타인의 시선일까.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한다. 확인하는 순간, 내 안의 고요한 잠식은 비명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어둠 속에서 가만히 숨을 고를 뿐이다. 입안 가득 고여오는 온기를, 차마 뱉지 못한 채 깊숙이 삼키며.
2. 시 : 내부 번식 (內部 繁殖)
구십구만 마리 사이에 섞인
한 마리의 흰 까마귀는
인간의 입으로 날아들어
혀 밑에 알을 깐다
깃털은 점막에 들러붙고
부리는 혈관을 더듬으며
설명이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살을 파먹는다
인간은 그것을 뱉지 못해
삼키는 법부터 배우고
이해는 위장에서 발효되어
검은 응어리로 다시 번식한다
해석은 이제 새가 아니라
내 안에서 자라는 장기다
나는 매일 조금씩
내 피를 먹여 그것을 키운다
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반쯤 비어 있고
마침내 흰 까마귀는
내 심장을 둥지로 삼는다
그래서 인간에게 기적이란
살아 있는 동안
자기 몸속에서 무엇이 자라는지
끝내 확인하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