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말, 그 말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가.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 그 말은 또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가.
내가 상대방에게 듣기 싫은 말을 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 말을 ‘싫다’라고 느껴서 잊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해도, 내 마음속에 그 말이 배제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싫다’라고 느낀 그 순간의 감정이 나에게 막대한 영향으로 다가왔기에 이미 무의식에 깊이 저장되어 버린 것일 수도 있다는 가정 말이다. 이것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이 감정의 막대한 파동으로 인해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는 말이 된다. 그 감정들은 언제 어디서 어떠한 방식으로 날 괴롭힐지 알 수 없다. 마음에 저장되어있는지 아닌지 조차도 자신이 인식할 수 없었기에 더 그러하다. 나에게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말들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서 제때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하거늘,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이 나도 모르는 새에 저장되어 있다는 건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닌 해로운 작용을 줄 뿐이다. 한 마디로 골칫거리이다.
오래된 냉장고 속에 신선한 음식을 넣어봤자 냉장고 본연의 역할인 온도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면, 그 음식은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저 음식물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도 그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다.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말을 내게 저장하려는 순간, 만약 나의 마음속 창고가 오래된 냉장고와 같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신선한 음식을 넣을 수 없게 온도 기능이 저하된 냉장고처럼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말을 저장할 수 없게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들이 이미 마음속에 꽉 차 버려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들이 꽉 차 버린 대용량의 창고는 구더기가 들끓는 철거장소일 뿐이다. 그렇기에 방법은 간단하다. 새로운 요리를 시작하는 주방장이 되어 도마와 칼을 씻고 부엌을 청소하면 되는 것이다. 한 번 헹군 컵은 다시금 물을 받았을 때에 물맛이 더 깨끗해진다. 마음에 두지 말아야 할, 담아서는 안 되는 말들이 있다면, 청소해보자. 무의식에 담겨 있어 나 자신조차 인식하지 못하겠는 경우엔 그 순간순간 나오는 자신의 행동, 말, 습관을 점검하면 된다. 몰랐다면, 용서가 되지만 알고서도 그걸 용인한다는 건 오래된 냉장고 속의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배탈이 나서 울며 남 탓하는 건 아마 불치병 환자보다 더 안쓰러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말, 담아두지 말아야 할 말을 나 자신의 과오와 게으름으로 인해 방치해두지 말자. 창고 속 골칫거리를 청소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