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내 집 마련을 하였다. 결혼하고 약 11년 만에 이룬 우리 가족의 성과 중 하나다.
내 집 마련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아니지만,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는 <자가>가 있다는 건 지금 시기에서는 큰 행복이자 행운이다.
전세 8500만 원에 17평 빌라에서 시작해서 2년 후 25평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살고 싶을 때까지 편하게 살라"라고 하셨지만, 4년 후 갑작스럽게 집주인이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집을 알아보게 되었고 바로 옆집이 전세로 나와 2번째 이사를 하였다. 그 후 6년을 살면서 계약 갱신 때마다 전화를 받았지만,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한 수준에서 계약을 갱신하면서 2년 주기를 버텼다. 집주인에게 무리한 조건으로 계약 갱신을 요구받거나 계약 만료 때마다 이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많기에 그나마 집주인 운은 좋았던 편이다.
좋은 인연이란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어느 시기에 만나게 되느냐에 따라 사람은 친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적이 되기도 한다. 인연이란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이번 생에 함께 할 집도 인연이 닿아야 만날 수 있다. 사실 청약통장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청약이라는 건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 일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I 아파트 분양 소식을 알게 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모델하우스를 구경 갔고, 청약을 하려고 했는데 준비 부족으로 신청조차 하지 못한 채 첫 청약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 당시 I 아파트 모델하우스 옆에 B 아파트 홍보를 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B 아파트는 처음 들어 본 브랜드였기에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그 B 아파트에 살고 있다.
청약에 대해 공부를 하고 처음 넣은 B 아파트에 바로 당첨이 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내 집을 마련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도 많은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지만 전부 다 떨어진 걸 보면 우리 가족은 지금 사는 이 아파트와 만날 인연이었다 보다.
인연과 마주쳤을 때, 인연임을 알아보고 반드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처음 본 브랜드의 아파트라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청약을 포기했다면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이상 꿀 엄두도 못한 채 아직도 전세 또는 월세로 살면서 2년마다 엄청난 좌절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부동산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내 공간이 하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한다.
벌써 새 아파트에 이사 온 지 3년이 되어 간다. 첫 입주 후 2년이 되었을 때, 어느 곳에서도 방 빼라는 전화가 오지 않는 사실에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 인연이 되어 좋은 가정을 이루고 가족과 함께 또 다른 인연의 기회를 잡아가며 목표를 이루어 나갈 때마다 늘어나는 행복이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지만, 코로나 19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날 식당에서 맘 편하게 외식하기, 가족과 여행 떠나기, 딸과 함께 놀이동산 가기 등 평범한 일상들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올 때마다 그만큼의 행복들이 다시 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길 바라본다.
2020년 마지막 남은 한 달,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지만 서로를 걱정해주고 아껴주는 소중한 인연들이 항상 함께 하기에 우리는 또 하루하루를 버티고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