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크리스마스
내년에는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와 같이 연인들과의 추억이 많이 생기는 이벤트가 점점 내 관심 밖으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서글퍼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현실에 특화된 이성만 남은 채 내 안의 감성은 설 곳이 없어져 간다. 내가 요즘 글을 쓰는 이유가 사라져 가는 감성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노력일지도 모르겠다.
모태신앙이어서 크리스마스의 추억은 교회에서의 추억이 대부분이다. 학생 때면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리는 교회 발표회를 위해 며칠 전부터 친구들과 모여 준비하고 발표회가 끝나면 교회에서 밤새 놀다가 새벽에 집집마다 돌면서 새벽송을 부르던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 이제는 새벽에 울리던 노랫소리가 그리운 추억이 되어 버렸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많이 희석된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하던 유일한 행사는 이미 취소되었고 크리스마스 예배마저 모여서 드리지 못할 위기에 처했으니 씁쓸하기 이를 데가 없다.
출퇴근 길에 보이는 입구 앞 나무와 화단에 설치된 반짝이는 전구만이 유일하게 이제 곧 크리스마스임을 알린다. 이 와중에도 '나무에 전구를 달아 놓으면 나무가 죽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내가 너무 인생에 찌든 것 같아서 또다시 우울해진다.
'안돼!!! 더 이상 우울해하지 말자!!!'
크리스마스가 왔다는 건 올해 한 해를 무사히 보냈다는 증거이니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줄 일이다.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집에서만 보내게 되겠지만, 소중한 가족이 모두 건강하게 나와 함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코로나 크리스마스 따위는 가족과 집에서 케이크에 촛불 껴놓고 있는 힘껏 불어서 날려버리고 내년에는 다시 마스크 없는 메리 크리스마스를 되찾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