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햇볕 쬐며 초록을 실컷 보아요

by 바로나

어디를 나가볼까 여기저기 검색했다.

음..마땅한 장소를 결정하지 못했다.

미리 서두르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날씨가 이렇게나 좋은데 이미 길은 막히기 시작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놀이터에 일찍 나갈까? 물었더니 좋댄다.

토스트 만들어서 먹이고, 집을 나섰다.


역시. 나오니 뻥 뚫린다.

어제도 덥더니 오늘도 만만치 않겠다 싶었다.

어제 다민이가 놀이터에서 토끼 인형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왜 갑자기 없어진건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지만.

토끼 찾아야 한다고 두 아이는 평소보다 빠르게 걸었다.


즐거운 보초를 위해 아이스라떼 한 잔을 샀다.


놀이터에 도착했다.


아기가 아빠, 엄마랑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다.

걸음마 보조기를 잡고 뒤뚱뒤뚱 걷는다.


이 정도면 신나게 잘 놀았다!! 싶었다.

집에 갈까 했더니, 갑자기 안양천에 가자는 둘째.

풍선껌 하나 사서 씹으면서 걸어갔다.

날이 덥다. 집에 가고 싶다.

집에 있는 남편, 당장 소환하고 싶다.


아니야. 이 시간을 견뎌보겠어.


막상 도착하니 또 좋다. 또 뻥 뚫린다.


아이들이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힌다.

난 코스모스가 반가워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코스모스 따려고 풀밭에 들어가려는데,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아저씨가 풀숲에 뱀 있다고 들어가지 말라고 알려주셨다.

오..무서워!!!!

"엄마. 저 아저씨 좋은 아저씨다, 근데 뱀에 독 있어?"

"어. 있어. 엄마 무서워 여기서 코스모스 따지 말자"



그 길로 안양천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왔다.

오는 길, 버스정류장 옆에 피어있는 코스모스 하나씩 따서 들어왔다.


오전부터 두 녀석들 뫼시고 걸어다녔더니 속 풀고 싶었다.

점심은 외식이닷.

뜨끈한 동태탕 한 그릇 사먹었다.

아이들은 양념 치킨 소스맛이 나는 돈까스.


그리고 다시 공원행.

남편과 아이들의 동선과 반대로 혼자 걸었다.

바람이 시원하고 조용한 이 시간.

선물받은 기분이다.

초록은 봐도봐도 좋구나.


집에 와서 기분 좋은 낮잠 좀 자고.

그래도 7천 보 넘게 걸었네.

아이들은 피곤하지도 않나보다. 왜 잘 생각이 없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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