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로나 Sep 25. 2021

뭣도 모를 때 시작하기!

뭣도 모르고 달려들었더니 좋은 것들이 있다.


육아와 경력단절이라는 이유를 들먹거리며 스스로 바닥을 치고 있었을 때, 한 권의 육아서를 만났다.

변화와 성장을 결심하고 멘토를 정해서 그들을 따라 했다.

하나같이 강조했던 것이 독서였다.


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 이리저리 잴 것도 없었다.

앞서가는 멘토들의 삶은 그저 놀라움 자체였으니까 말이다.


내가 아주 단순했다고 해야 하나?

'저렇게 하면 달라진다고? 나도 해야지!'

이 생각뿐이었다.


잃을 게 없었다.

늘 포기, 실패, 무기력, 무계획으로 살았었으니까.

뻥 뚫려있는 머리와 가슴에 이것저것 채우는 일에 대한 감각이 아예 없었다.


그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뭔가 들이붓고 있는데 채워지는 건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또 다른 곳에 눈 돌릴 여력은 없고.

우선 지금 하는 일(독서, 필사)에 집중하자, 이것만이라도 하자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어느 순간 다른 곳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자기 계발에 열심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넘쳐난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의욕과 열정이 갑자기 생겨난 건지, 나도 여기저기 발을 걸쳤다.


그러다 '음..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효율적으로 할 방법은 없나?'라며 브레이크를 한 번씩 걸었다.


'이거 다 가지고 가도 될까? 중요한 것만 남겨보자!'라는 마음으로 들여다보니,

포기와 욕심이 보였다.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계속 걷는 건 고통이다.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남들과 똑같은 신발을 신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걷고 있지만,

신발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조차도 외면했다.


집에 와서 신발을 벗고 망가진 발을 보며 생각한다.

내일 또 어떻게 저 신발을 신지?


하루쯤은 밖에 나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신발을 바꿀 수도 있었다.


그렇게 포기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선택을 했다.

놀랍게도 다른 길이 보였다.

우주가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집중하며 열심히 해보고 싶었다.


어쨌든, 시작해야 한다.

시작 앞에서 너무 많은 고민은 필요하지 않다.

선시작! 후고민!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조금 더 하면 누가 좋은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