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잘못된 걸까?
지난 금요일,
3차 백신(화이자)을 맞고 겁이 났다.
혹시나 모를 부작용도 그렇고,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어떤 몸 상태가 될지 복불복이니 말이다.
별 증상도 없었는데, 몸 사린답시고
저녁은 그냥 배달시켰고.
토요일,
허리가 조금 아파서 누워있었다.
누워 있으니 책 대신 넷플릭스 틀었는데,
뭐 볼지 고르다가 시간 다 갔다.
일어나서 책 좀 보려 하니까
아이들은 엄마 괜찮은 줄 알고
내 옆으로 온갖 것들을 가져다가 놀기 시작했다.
결국 애들 핑계 대고 책도 안 읽음 ㅋㅋ
나 뭐 한 거지?ㅋㅋ
쉬려면 제대로 쉬던가.
아니면 일어나서 뭐라도 하던가.
일요일 아침엔 일어나자마자
욕실 청소를 하고, 아이들 실내화를 빨아 널었다.
눕지 않고,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또 허리가 아프길래 타이레놀을 먹으니 괜찮았다.
오후엔 드라이브 겸 근처 호수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냈고,
집에 와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렇게 3차는 오히려 1,2차 때보다 수월하게 지나갔다.
견딜만했는데,
아플 거다... 아픈 거야... 누워 있어야 돼..
이런 생각들에 잠식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누워 있어도 마음이 불편했다.
그냥 백신 핑계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도
내가 내 눈치를 보고 있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멈춤, 휴식, 일시정지.
이런 것들이 좀 있어줘야,
또 쭉쭉 앞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에 대한
죄책감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