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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나 Dec 11. 2021

이랬다저랬다해서 미안해

토요일 아침. 8시가 다 되어간다.

두 아이의 한의원 진료 예약 시간이 9시라 이제 일어나야 되는데...

푹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기 조심스럽다.

주말 아침의 고요함도 사실 더 누리고 싶기도 하고.


'그래. 예약 취소하고 주중에 다녀오자.'


8시가 넘어가니 아이들이 일어났다.

"오늘 한의원 가지 말고 그냥 쉴까?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그래, 엄마! 그러고 싶어"


오전에 차를 고치러 간다는 남편을 깨웠다.

"우린 예약 취소하려고. 시간이 촉박해서"

"왜? 얼른 준비해서 같이 나가. 태워줄게."

"시간이 없어. 이미 애들한테도 안 간다고 했고"

"10분이면 준비 다 하는데 뭘. 얼른!!"


난 뭐에 홀린 듯 갑자기 두 아이에게 준비하자고 말했다.

놀다가 느닷없이 옷을 갈아입고, 세수하는 아이들.

혼자 준비하면서 (입으로만) 빨리 하라고 말하는 남편이 거슬렸다.


또 뭐에 홀린 듯 둘째의 머릴 묶어주다가 짜증을 냈다. 빨리빨리 해야 된다고 다그치면서. 남편까지 둘째에게 양치를 아직도 안했냐는 공격이 이어졌다.


그때 욕실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혼자 가! 나 한의원 예약 취소할 거라니까! 이게 뭐 하는 거야 애들 다그치면서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고!"


서럽게 우는 둘째를 달래며 남편에게 혼자 가라고 했다.

그제야 남편도 아이에게 사과했다.


미안함에 견딜 수가 없었다.

아이들에게 과일을 깎아주며 놀이터에 가자고 제안했다.

다행히 금세 표정이 밝아지는 아이들♡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빵 쇼핑도 하고♡


아침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다.


엄마가 이랬다저랬다해서 미안해.


오늘의 엄마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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