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으로 얼룩졌던

내려놓는다는 것은 :D

by 지구별여행자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하다가 다 놓칠 텐데?

욕심은 늘 화를 불렀다.

나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정도 욕심쯤이야 싶었는데

남들의 눈에는

" 너 진짜 제정신이야?" 할 정도로

20대에서 30대를 넘어갈 무렵의 나는,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는 그게 욕심이 아닌, 과시였을지도 모르겠다.

동시에 다 소화할 수도 없던 프로그램을

두 개나 하겠다고 했었다.

심지어 사수였던 선배가 사정상 내놓던 자릴

덥석 해보겠다고 했으니

남들 눈엔, 선, 후배들 눈엔

주제 파악 못하는 욕심 쟁이였을게 분명했다.


기대치가 높다 보면, 실망하게 마련이지만
기대치를 낮추면, 작은 성과도 크게 보이는 법인데


내가 가진 실력이, 스스로 자부하던 재능이

그 욕심들을 살포시 덮어주고

욕심이라 포효하던 이들의 입을

닫게 해 줄 거라고 기대했었나 보다


실수도 용납하지 않던, 있을 수도 없던 방송가의 일이란
애초에 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걸까


자막에, 그것도 사람의 이름이 잘못 나가고

나는, 무릎을 꿇어야 했었다

아니, 그깟 이름 하나 때문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뭐, 하기는 운이 비켜가 버리는 바람에

이름에 목숨 건 출연자를 만난 탓이라고

해두는 게 마음 편했으려나 싶다.

그 일로,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던 그 일로,

나는 책임이라는 것을 지고

프로그램을 맡은 지 한 달 만에

두 번의 경고를 먹고 막판에 장소 섭외 문제로

담당 PD와 등 돌리는 사건되어

삼진아웃을 면치 못했다.


최고의 진상 출연자의 물귀신 작전은

연출부터 완벽했으니까 당해낼 제간이 없었다


운명의 장난 같았다. 누군가 미리 써놓은 시나리오에
주연배우가 된듯한 나란 여자의 마지막 모습이란!


욕심이 지나치다던 이들이

위로를 건네 오는데 소름이 끼쳤다

지금 돌이켜보면 욕심 뒤에 책임도

따랐어야 했는데,

그때의 내 모습은 그냥 잘하면

한탕 제대로 하겠다 싶은

마음만 굴뚝인 객기를 뒤집어쓴

작가가 아닌 잡가에 불과했다.


인정해야 했다.

욕심이 지나쳤다는 것을.


달력 한 장이 떼어지면

마흔 하고도 한살이 더해지는데

우선 하나만 내려놓아볼까 싶다.


내 안에 아직도 꿈틀대는 못난 욕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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