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비워가는일
마음이 단단해지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않고, 마음 먹은 것 만큼 쉬운 일도 결코 아니었다.
내가 무엇인가를 온전히 내 것으로 소유하려는 욕심이 커지면 마음을 단단하게 갖는 일은 멀어져갔다.
그것을 사람들은 욕심이 낳은 집착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그저 내 것을 지키고 싶었던 것 뿐이었는데 라고 치부하기엔 그 후유증은 상당히 컸다. 나는, 욕심이 갖는 집착이 마음에서 튀어 나올 때 쯤이면 불안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람에 대한 집착이든, 사물에 대한 집착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욕심이라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것임에도 왠지 그 마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왜 그런지 모르게 이기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 해 보고 싶다. 사람에 대한 집착이라면 내가 상대방에게 갖는 기대치라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인데 나는 과연 상대방에게 어떤 마음을 얻고 싶어서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가 가져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에서부터 집착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들이 욕심으로 변질되어 스스로를 괴롭히고 나아가서는 상대방마저도 괴롭게 하는 일이 생기게도 하는 것이다. 관계라는 것이 수평적이어서 서로 좋은 영향,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최고의 관계는 없을 것 같지만, 관계에 있어서 내가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면 그리고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채워지지 않으면 그 관계는 어긋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온전히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일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때 마음을 비워내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에서 그렇다. 부모 자식간에도, 친구들간에도, 연인, 부부 사이에도 서로가 맺어가며 살아가는 인간관계라는 울타리 속에서 우리는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 깊게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까지 지배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집착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계를 맺는 것 만큼 중요했던 일은 이별에 대한 자세일 것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것이라는 이 당연한 순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왜 너와 헤어져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내 욕심의 마음에서 그 원인을 찾고자 하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까 되짚어 보았다.
내가 상대방에게 내어주는 마음이 상대는 더 이상 부담이 되어 싫기 때문일 것인데 나라는 사람은 내가 이만큼 너를 위해서 애쓰는데 마음을 주는데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냐며 모든 감정선에 나를 중심으로 두고 이야기한다. 관계를 맺고 끊음에 역시 내가 아닌 상대가 우선이 되는 경우는 이 모든 감정의 과정 단계를 지나가고 나서야 뒤늦게 아, 너도 나때문에 많이 힘들었겠구나...라고 억지스럽게 인정해버리고 마는 어쩔 수 없어 자포자기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시간과 일과 관계에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나는 요즘들어 알아간다.
그 말은 내 스스로가 집착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내가 애쓴다고 해서 억지로 되지 않는 모든 일들에 '왜'라는 이유를 붙이지 말고, 그랬었구나..그럴수도있겠구나...라는 나의 마음과 상황과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 하면서 더불어 어울려 살아가야하는 나로 다듬어 가는 그 과정을 겪는 사람들이어서 외롭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이름표 붙이 듯 소유하기 보다는 내가 가졌더라도 내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인생을 살아가는 일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쓰던 볼펜을 하나 잃어버려도 어떤 사람은 찾다 찾다 내 것이 아니었다 생각하며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그 볼펜을 찾지 못하면 하루종일 그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못해 스스로가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가 생김새도, 생각도, 마음도 다른데 집착하고 소유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면서 하루하루 매시간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그것에 집착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을 비워내며 산다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그 자체가 고행이고 세상을 살아가며 얻는 지혜가 될 수 있음을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