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묵묵히내길을갈것이다

by 지구별여행자

우리는 어른이 되면 누구나 일을 한다.

일의 만족도를 떠나서 좋아하는 일을 하든 못하든 돈은 벌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에 속하면서 행복이라는 것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과 사람, 돈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직장이 구해진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기에

우리는 자주 불행했다.

먹고살기 위해 직업을 갖는다는 일이 얼마나 불행한 일이었는지.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직업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헛소리쯤으로

치부될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안다.


항상 목말랐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쓰고 싶었던 글, 내가 원했던 삶.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지지 못하는 나의 이 삶에 나는 자꾸 물음표를 던지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부양해야 할 가족도 없이 하루하루 내 한 몸만 책임지면 되었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움직일 수 있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던 프리랜서 작가라는 직업이 가져다주는 만족감은 매우 컸었다.


주변에서는 글 써서 언제 돈 버냐고, 유명 작가들처럼 너는 그렇게 글 못 쓰는 거냐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순간에도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글이 마음을 만져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그저 내 생각이었을까.


어느 순간 나는 회의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묵묵히 걸어왔던 지난 15년간의 시간이 나에게 가져다준 것들이 잃은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의 시간을 뒤로한 채 내가 8년을 넘게 그토록 좋아하던 작가에서

멀어져 있었던 시간은 어쩔 수 없음이라는 말로 정리해버렸다.

상황이라는 것은, 환경이라는 것은 늘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흘러가게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내 몫이었다.


나는 이제라도 그 길을 다시 걷고싶다.

내가 원했던 삶의 이정표의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항해하듯 나아가보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쯤

성공했다는 삶은 아닐지라도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을 맞아보고싶다.


끝을 정해놓고 출발하는 길은 재미없으니까

흩어진 퍼즐조각을 다시 맞춰가기엔

지금이 그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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