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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일전을 못보겠다....

by 시간 끝에서 온 빛

그런데 또 본다. 우리집은 한일전을 봤다하면 서로 그렇게 싸우는걸 난 보고자랐다. 이게 응원하는 팀이 같으면 이겨도 같이 기쁘고 슬퍼도 같이 슬픈데 엄마가 일본인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가정이라 혼돈 그 자체이다.

제발제발 진지하게 사이 안좋은 국가들끼리 국제 결혼 절대로 하지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심지어 온전한 한국인 온전한 일본인은 각각을 좋아하지만 강남같은 사람이나 사유리같은 사람 추성훈같은 사람보면 위태로워보여서 알레르기가 난다. 트와이스도 싫고 사쿠라도 싫다. 어쨋든 그들을 보면서 나를 보나보다. 아니 그냥 두나라가 교류를 끊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같은 것도 있다. 그리하여 형성된 나의 성격 또한 혼돈 그 자체이다. 오빠랑 동생이랑 아빠는 어째서인지 일본을 정말 싫어하고 엄마는 어째서인지 한국을 정말 혐오하는 수준인데 각자 서로의 안좋은 점을 기가 막히게 잘본다. 또 얄밉게 진자 진심으로 싫어해놓고 전혀 신경도 안쓴대....그리고 또 난 뭐 워낙 두나라에서 공격의 대상으로 자주 투사를 당해서인지 일본인 피가 섞이면 내 국적이 위대한 명예일본인이라도 되는냥 나를 일본사람처럼 대하거나 매국노처럼 대하는 사람도 여태껏 많이 만나왔다. 또 외가집이 한국을 안좋아한다. 일본 여행갔다하면 내가 일본어를 잘해서 어떤 일본인은 나를 일본인처럼보다가도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면 무례하게 굴지는 않지만 은근히 '아 일본인 아니고 한국인?'이라는 보이지않는 불편한 속내를 읽어내고야만다. 두라나 사이에서 오는 화학반응이 그저 나를 죽이려는 사약 독약같다. 각각을 볼 때는 너무 매력적인데 섞이면 서로의 안좋은 부분이 극대화된다. 그 사약같은 곳에서 태어났다는 곳에 엄청난 거부감을 느끼는 나는 나에 대한 거부감이 어마어마하다.


난 멘탈이 두나라 덕에 정말 약해졌다. 내 멘탈이 약한걸 왜 나라탓하냐고 하는데 그러면 이걸 내 탓을 한다고?


뭘 또 그렇게까지 피해의식을 가지냐고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지말라고 주변에서 말하고는 하는데 내가 되어보지않은 인간들은 제발 조용히 쌉쳤으면 좋겠음. 나는 두나라가 모두 나의 편으로 보이지만 그 어떤 나라도 온전히 나의 편이 되어주지않고 오히려 나를 밑으로 밑으로 끌어내리려는 것처럼도 보인다.


한일전이 끝나고 한국이 이기면 불쾌한 티 팍팍 내는 인물이 집에 있고 일본이 이겼다하면 불쾌한 티 팍팍 내는 인물들이 교실 강의실 사무실에서 보이니 그게 심적으로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 내가 공황장애가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일혐과 한혐을 동시에 양쪽에서 받아가는 입장은 진짜 산 지옥 그 잡채다. 이게 내 멘탈에 크게 좋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발전적인 경쟁은 좋은거라고? 발전 핑계대다가

축구하다가 살인만 안일어났으면 좋겠네.

전쟁을 스포츠로서 승화시키는 것이라 스포츠는 좋은거라지만 스포츠 역시 전쟁과 다르지는 않았다.

스포츠와 전쟁의 차이점은 시체가 나오느냐 시체가 나오지않느냐의 차이이지 스포츠 이곳에서야말로 시체없는 살인이 일어나는 장이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은 그게 다 느껴지는데 남들은 그저 이기면 좋아서 진 상대를 비아냥대고 그저 지면 상대를 향한 분노가 정당화된다. 스포츠보고서 아름답다고 느낀적이 단한번도 없다. 예전에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선수 전성기 시대의 일인데 엄마를 통해서 일본의 피겨스케이팅 루머를 잘알고있다. 아사다마오는 일본에서 매우 인기가 있는 인물이라 각 매체가 김연아 선수를 치켜세우고 아사다마오 선수를 치켜세우는 모습이 아름답다기보다 역겹다고 느껴졌다.


그 당시 한국매체에서는 아사다마오선수를 못생긴 만년 2등으로 묘사하고 일본 매체에서는 김연아선수를 되게 독종에다가 눈빛이 날카로우니 마오처럼 순둥하지못하고 성격이 나쁘다고 묘사한다. 진짜 신물나는데 내가 엄청난 신물을 느껴도 이 지겨움은 바퀴벌레마냥 죽지를 않는다. 번식하고 또 번식한다.


물론 각 운동계의 압도적인 유일무이한 선수가 나오면 이야기가 달리지고 한 인물이 싹 다 경쟁하는 분위기를 정화하는 분위기마저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선수들은 잘 나오지도 않으며 그런 순간이 지나면 어중간한 사람들끼리 다시 어중간하게 싸우다가 가끔 이기고 가끔은 지면서도 내게는 아주 많은 큰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내게 선사한다.


난 너무 두 나라에게서 얻은 갈등의 골이 너무도 너무도 너무도 깊어서 그 좋지않은 영향을 온전히 다받아낸 산증인이다. 나만큼 한일전의 공격을 받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한과 일은 각각 선일지라도 한일은 악 그 자체이다.


가족들끼리 모두 같은 나라에 소속되어 같은 마음으로 응원한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일까! 난 돈많은 네이마르도 안부럽지만 가족들끼리 다들 국적이 같은게 부럽다. 독특한 부러움이라고 느낄 수 있는데 엄청 부럽고 난 이런 ㅕ려ㅢ컴플렉스가 지나치게 크다. 저런게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쥰나게 부럽다. 가족들이랑 같은 나라를 응원한다고.....???. 난 남친이랑도 한일전 본적이 없고 누군가 불러서 본적이 없었다. 일단 나랑 한일전을 본다면 나를 불편하게 생각할 사람들도 많으며 나도 한국을 온전히 응원하는 사람들 틈에 껴서 몰입을 방해하고싶지도 않다.

너는 한국을 온전히 응원하지않냐고 질문이 들어오면 온전히

축구의 꽃인 한일전에서 누가 지든 누가 이기든 상쾌할 수가 없었다. 우리 부모님 앞에서 두나라의 국기를 불태우는 포퍼먼스를 하고싶다고 느꼈다. 두분 다 뒷목잡고 쓰러지시려나. 난 스스로 이런 컴플렉스가 심해서 오빠처럼 결혼 못하고 그냥 일찌감치 포기를 했다. 연애도 깊어질려치면 그냥 멀어진다.


난 좀 그런 생각이 든다. 나라가 무슨 200개나 되고 왜 한국이랑 일본이라는 나라가 있을까 남들은 절대로 하지않을법한 생각을 많이 했던 나이다. 지구도 반으로 똑하고 쪼개버려서 한국이라는 나라랑 일본이라는 나라를 떨어뜨러놓고싶다. 신기하게 어릴 때 부모님이 허그하는 모습을 보면 떨어뜨려놓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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