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없으면 성과평가의 공정성을 잃습니다

by 김주연박사

어린 아들이 어느 날부터 학교에서 체스를 배운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체스의 재미에 빠졌는지 태블릿에 체스 게임을

설치해서 틈나는데로 즐기더군요.

체스를 잘 모르지만 장기를 두는 것과 비슷하길래

아들과 체스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기는 날도 있고, 아들이 이기는 날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체스를 이기고 있는데, 아들이 갑자기 전혀 들어보지 않은

규칙 이름을 대면서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공격을 하더군요.

당황했던 저는 이런 규칙이 어디 있느냐며 말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조직의 성과평가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평가 기준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 없다가

자기랑 술 자주 먹으러 다닌 구성원에게 좋은 평가를 주는 것이죠.

성과 목표 설정한 것들을 반드시 달성하라며

목표 달성하면 좋은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리더가

막상 성과평가 시즌에는 성실함을 문제 삼으며 낮은 평가를 줍니다.


성과평가를 구성원들이 공정하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평가에 대한 기준, 방법 등을 사전에 알려야 합니다.

사전이라고 함은 성과평가 시즌의 시작 시점이 아니라,

성과 목표를 설정하는 시점에서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목표를 설정한 시점부터

평가 기준에 맞춰 열심히 일하고 근거들을 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심리적 오류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류로 '최신 효과'가 있습니다.


최신효과는 기억과 인지에 대한 연구에서 주로 논의되어왔으며,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라나(Robert Lana)에 의해 제시된 개념이다. 최신효과는 단어, 사물 등 많은 정보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이 가장 나중에 제시된 것을 제일 잘 기억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신근성 효과 또는 막바지 효과라고도 불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신효과 [Recency Effect, 最新效果]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만약 1년 간의 업적을 가지고 성과 평가를 한다고 하면

1년 간의 평가 자료를 근거로 해야 합니다.

상반기에 열심히 일했던 구성원이 사정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열심히 일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듭니다.

반대로 상반기에 열심히 일하지 않았던 구성원이

하반기에 열심히 일하면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평상시 구성원들을 관찰하고 대화하면서 꾸준히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관심 편향'도 주의 해야 합니다.

결혼할 때가 되면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이 잘 보이고,

차를 구매하려고 마음 먹으면 관심 가진 차만 보입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비슷한 상황, 성향을 가진 구성원에게

호의를 가지면서 좋은 평가를 주게 됩니다.

성과 목표를 기준으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끝으로 '확증 편향'도 조심해야 합니다.

리더가 처음에 좋게 본 구성원은 끝까지 좋게 보고,

처음에 안 좋게 본 구성원은 끝까지 안 좋게 보는 것을 말합니다.

리더가 좋게 본 구성원이 업무 중 실수를 하면 '그럴 수도 있지.'가 됩니다.

리더가 안 좋게 본 구성원이 실수를 하면 '그럼, 그렇지.'가 됩니다.


리더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심리적 오류로부터

자유롭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조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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