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같은 내용으로 강의하고 있는 고객사에 강의하러 갔을 때,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담당 리더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입니다.
틈틈히 읽어봤는데 잘 몰랐던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저자는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생명과학전공의 장이권 교수시네요.
인간 외에도 집단을 이루고 사는 동물은 많은데요.
이들을 통해 리더십을 바라봤다는 점에서 신선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리더십에서 인간이 활용할 내용이 있을까에 대해서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의문이긴 합니다.
눈에 띄었던 내용들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동물들이 집단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포식자 방어다.
혼자 경계하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경계할 때 포식자를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
- pp. 16
(먹이를) 함께 찾으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어떤 먹잇감은 매우 커서 혼자 포획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도 역시 개인들이
협력을 통해 같이 포획하면 수월하게 먹잇감을 획득할 수 있다.
- pp. 18
인간도 마찬가지죠. 혼자 보다는 여럿이 뭉쳤을 때 유리합니다.
요즘은 이런 점에서 너무 좋아진 세상이죠.
물리적으로 뭉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뭉칠 수 있으니까요.
동물들이 무리를 형성하는 조건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나 혼자 하기 보다 다른 개인과 같이 수행하면 더 이익일 때라고 합니다. ㅋ토ㅗ
집단이 제대로 잘 유지되려면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어떤 욕구가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그 외의 욕구는 조금 뒤로 미뤄도 되는지 등과 같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사회적 조정이 따라야 한다.
- pp. 21
상호작용하는 개인들이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조정하는
사회적 과정을 곧 리더십이라고 한다. 리더는 다른 이, 즉 팔로워에게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 공통의 목적(common goal)을 달성한다.
그 영향력은 힘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수단, 가령 설득일 수도 있다.
- pp. 22
팔로워는 자신의 욕구를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포기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이 이뤄집니다.
- pp. 23
리더의 역할은 결국 다양한 욕구들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여 공통의 목적을
달성해가는 사람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욕구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구성원 입장에서 자신의 욕구 우선순위와 조직이 추구하는 우선순위에
차이가 크다고 판단하면 그 조직을 떠나는 것입니다.
집단을 이뤄사는 동물들이 포기하는 대표적인 욕구가 '번식'입니다.
알파 수컷 또는 암컷만 번식을 하고 나머지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인간이라고 하면 집단에서 리더만 좋은 것 다 차지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빼앗기거나 차지하지 못하면 집단이 유지되기 어렵잖아요.
굉장히 큰 욕구의 포기라는 생각이 드는데, 왜 그럴까요?
바로 그걸 포기했지만 포식자의 공격을 덜 받고,
조금이라도 먹이를 더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끼리 집단은 가장 나이 많은 암컷 코끼리가 리더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인간으로 말하자면 가장 전문성이 높은 개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코끼리 무리는 항상 서로를 큰 소리로 부를 수 있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포식자 등장에 대응하기 위함이죠.
늑대는 가장 강한 알파 수컷이 리더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사냥을 할 때 암컷과 작은 수컷들이 엘크와 같은 먹잇감의 뒷다리를 물어
속도를 늦추고 숨을 끊어놓는 결정적인 역할은 알파 수컷이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파 수컷이 먹잇감을 먼저 먹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을 배불리 먹게 하고 난 이후에 자신이 먹는다고 합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체 구성원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하네요.
강한 리더의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가 안정감을 주는 것이죠.
침팬지는 코끼리나 늑대에 비해 인간에 가까운 동물입니다.
침팬지 사회는 알파 수컷이 리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알파 수컷이 되는 방법은 3가지라고 합니다.
신체적으로 우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 뛰어난 지략으로 경쟁자를 압도할 때,
털 고르기처럼 일상에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만든 동맹을 이용할 때라고 합니다.
힘에 의지하는 알파 수컷의 재위 기간은 길어야 2년인 반면에
동맹으로 리더 역할을 하는 알파 수컷의 재위 기간은 평균 10년이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니모를 찾아서'로 익숙한 흰동가리는 알파 수컷만 번식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수컷이 무리에 남아있는 이유가 재미 있었는데요.
지금은 천대받는 하급자에 불과해도 서열이 상승하면 번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도 조직에서 막내에서 시작해서 언젠가 임원, 팀장이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은 좀 약해진 듯 합니다만.
미어캣은 알파 암컷만 출산을 합니다.
다른 암컷이 임신하면 무리에서 나가서 포식자들에게 죽던지,
알파 암컷의 괴롭힘으로 유산을 해야 합니다. 냉정하네요.
임신과 같은 개인적인 행동으로 발생하는 이익보다 처벌받음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을 더 크게 만들면 협력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됩니다.
무리에 남는 것이 생존률이 높기 때문에 임신을 안 한다고 합니다.
회사가 싫어도 남아있는 경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평등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4가지 절대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하급자에게 충분한 혜택 제공
- 비협조적 하급자에 대한 단호한 처벌
- 엄격한 서열 상승 기준
- 미래에 대한 희망 제시
꿀벌은 규모가 커지면 분봉을 합니다.
여왕벌이 딸에게 기존의 벌집을 남겨주고 새로운 곳으로 모험을 떠납니다.
이 때 주어진 시간은 최대 3일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 밖에서 생활을 많이 해본 정찰벌들이 새집 찾기를 결정합니다.
모든 구성원의 결정이 아니라, 가장 경험이 많은 주체들이
평등한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는 방식입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민주적 결정이라는 것이 사안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의 결정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책에서 소개하는 논문을 하나 찾아서 읽어봤습니다.
Conradt와 Roper가 2003년에 낸 논문인데요. 제목이
Group decision-maiking in animals입니다.
우리 인간의 경우, 요새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동물은 어떠한가에 대한 연구인데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동물 집단도 활동 수행 시기, 방향 등을 결정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의 지배적인 개체가 결정하는 전제주의(despotism)와
다수결로 결정하는 민주주의(democracy) 중 무엇이 더 나을까입니다.
결과는 대부분의 조건에서 팔로워와 집단 전체에 대한 비용이 전제적일 때,
상당히 더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민주적 결정이 덜 극단적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활동들이 연속될수록 비용 차이가 더 커진다고 합니다.
전제적 결정이 나은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구성원들의 성과가 좋을 때 보다 나쁠 때가 많을 때,
집단의 크기가 작을 때입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기는 합니다만.
동물도 저러한데 인간은 왠만하면 민주적 의사결정이 나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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