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우리 팀장님은 왜 저럴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답답한 질문입니다.
뛰어난 실무자들이 즐비한 조직에서 왜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앉게 되는 걸까요?
이는 단순히 운이 나쁘거나 그 리더 개인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것은 우리 조직이 최고의 인재가 아닌
'그 순간 가장 덜 불안해 보이는 사람'을 선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4가지 놀라운 이유를 조직 심리학적 관점에서 파헤쳐 보겠습니다.
리더 선발 과정이 미래 성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감정 정리’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는 정치에서 유권자가 미래 정책을 평가하기보다
이전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해소하려는 투표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우리 팀을 가장 크게 성장시킬까?"라고 묻기보다
"누가 이전 리더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먼저 답을 찾으려 합니다.
이는 '성장 리더'가 아닌 '위험 관리형 리더'를 선택하게 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저 사람은 사고는 안 칠 것 같아”
“그래도 저번 팀장보단 낫지”
“일단 분위기는 안정될 것 같아”
우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다른 영역에서도 뛰어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검사 출신은 공정할 것이고, 군인 출신은 안보에 강하며,
CEO 출신은 경제를 잘 이끌 것이라 기대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전문성 착시'는 조직 내 리더 선발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오류 중 하나입니다.
최고의 영업사원이 영업팀장이 되고,
가장 뛰어난 개발자가 개발 리더가 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 결과는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개인의 성과 역량과 리더십 역량, 특히 사람을 관리하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리며,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사람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직무입니다.
리더 선발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최선의 선택보다,
나중에 비난받을 가능성이 적은 '책임 회피형 선택'을 합니다.
나중에 일이 잘못되었을 때 "다들 이 사람 뽑았잖아", "여론이 그랬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는 조직에서도
"다수의 의견이었다", "평판이 제일 무난했다"와 같은 말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합리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실패했을 경우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적 장치에 가깝습니다.
결국 조직은 최고의 리더가 아닌, 누구도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는
'가장 무난한' 리더를 얻게 됩니다.
리더를 선발하는 짧은 기간에 후보자의 실제 역량을 검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깊이 있는 사색가가 아니라
확신에 찬 연설가입니다.
특히, ①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②명확한 적을 만들어 주며,
③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는 사람이 더 유능해 보이는 착시를 일으킵니다.
실제 역량보다 자기 확신 과잉(overconfidence)이 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과신은 리더로 선발될 확률은 높여주지만,
리더가 된 후의 실제 성과는 오히려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직에 무능한 리더가 등장하는 현상은
단순히 그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리더를 선발하는 시스템의
설계 실패에서 비롯됩니다.
"무능한 리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 조직이 더 나은 리더를 원한다면,
선발 과정에서부터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
권한이 없을 때도 책임을 졌는가?
성과가 아닌 사람을 어떻게 남겼는가?
문제를 숨겼는가, 드러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