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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만 있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싶을 때

톨스토이가 그린 평범한 농부의 죽음

by 스토리캐처

톨스토이 작품도

하나 하나 차근차근 읽어야지


고전 문학하면 왠지 오래 된 느낌 물씬 나는 표지에 자주 찾지 않는 인기 없는 구석 코너에 있는 외로운 어른들 같은데, 막상 마주하면 묵은 지처럼 묵직하고 대단한 매력을 발산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빌려서 읽어도 되니 굳이 사지 않았을 책이지만, 책을 그리 즐겨 보거나 좋아하지는 않는 평범한 아이와 읽기 위해 표지가 그래도 괜찮아 보이고 책을 펼쳤을 때 어느 정도 글자 크기도 적당한 톨스토이 단편선 한 권을 샀다.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라는 짧은 작품을 같이 읽고 이야기해 보려고 샀는데, 책 맨 뒤 쪽에 실려있었다.


역시 고전 속 이야기들은 군더더기가 없고 전개가 깔끔해서 금새 이야기 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힘이 있다. 그 책을 읽기 전, 읽어야지 결심하고 손에 쥐기까지가 가장 어려울 수 있는 미션이자 관건이고, 펼치기만 하면 그 어느 작품들보다 보석처럼 빛난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은 가을 뿐만이 아니라, 1년 365일 내내 딱 좋다.


인간은 욕심없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지만, 욕심이 소박하다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 늘 생각이 바뀌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악마라는 등장 인물을 작품에서는 투입시켰지만, 내 욕망과 욕심이 갑자기 남을 고통으로 빠지게 하고 아무렇지 않은 악마처럼 탐욕스러워지는 건 한 순간이다.


이 세상 안에서는 욕심 없이 단 하루도 살 수가 없으니 스님도 속세를 떠나서 수련을 하는 게 아닌가.


내가 성장하고 더 애쓰고 잘 하려는 나만의 욕심도 어느 순간 예기치 않게 곁의 다른 사람을 고통에 빠뜨리기도 한다. 적디 적은 물질적인 것을 두고 우열을 가르는 평가 지옥에 살면 그렇다.


물질을 초월해서 생각하곤 하지 않으면, 악마를 내 곁에 두고 매일 덧 없는 남과 비교와 무리한 욕심을 부릴 수도 있다.


결국 내가 부지런히 나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나 만의 수련 없이는 끝도 없이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쫒아다니며 내 온전한 삶을 지옥으로 만들게 된다.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이다.

현재 하는 일과
지금 만나는 사람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현재라는 시간을 날려버리지 말라고 이해했다.


정말 나에게 하나도 쓸 데 없는 잡소음 노이즈와 다양한 앱 알림 공해가 꽤 심각하다고 보는데,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발목을 수시로 잡는다.


내 경우는 책을 펴고 이야기들을 마주 하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내 마음도 챙기는 치유도 되고 생각 정리도 된다.


큰 도깨비는 바보 이반 임금과
그를 닮은 백성들에게
머리로 일하는 것을 알려주고
완전 폭싹 망하게 할 요량이었다.

손에 굳은 살이 없는 자에게는
찌꺼기를 내 주는 사람들에게
머리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방법인지,
때로는 머리가 깨질 듯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손 대신 머리로 일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결국 설득에 실패했다.

[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모두 각자 혼자
살아나갈 궁리를 하며
매일 생계를 걱정하지만
사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따로 떨어지지 말고
더불어 지내며
사랑하며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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