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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Dec 30. 2022

졸업과 은퇴의 시간

매일 졸업하는 기분

극강 추위 겨울의 중간, 12월 마무리 졸업  


가까운 분들 주변에 계신 분들이 이 달 학교를 졸업한다. 열정적이신 분들은 대학원에 스스로 큰 돈을 내고 등록해 놓고 내가 왜 이 짓을 했을까 하며 고된 과제, 시험, 논문을 거친다고 한다.


졸업 때까지 시도 때도 없이 드는 후회와 불쑥 불쑥 힘들어서 튀어나오는 욕을 간신히 다독이고,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한계를 다시 깨달으며 가시밭길을 가는데 듣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대학원 학비도 꽤 비싸다고 들었다.


사실 이미 그 사실을 알았어도 등록해야만 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득해서 대학원 입학을 결정했을 것이다.


가끔 진짜 미쳤다 싶거나 대단한 직장인이다 싶은 분들이 대학원 소식을 SNS에 올리곤 한다. 무척 대단한 일이니까 좋아요를 꾹 누르고 다음 피드로 넘긴다.


대학원이 그렇게 끌리지 않는 것을 보면 공부에 진심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체력도 시간도 안되지만, 내가 굳이 그 힘든 주제 연구와 논문쓰기를 해야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서다.


얕고 넓게 두루 놀랍고 감탄하며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기쁨이 나에게는 더 맞다.





70이 된 시어머니는 스스로는 젊다고 생각하시는데,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소속 기관에서 권고사직을 강권했다. 지금 나가야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겠다고.


그래서 쓸쓸한 마음으로 더 일 할 수 있는데 아쉽고, 강제로 못하게 하는 판이니 기관장이 밉고 속상하신 상황이다. 은퇴식겸 말씀도 들어 드리고, 마음 위로해 드리러 연말에는 시댁에 간다.

자연스럽게 졸업하는 건 딱 10대 시절까지다. 그 뒤는 다양한 모습의 졸업과 은퇴가 있다.


세상에 내 의지나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얼마 없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끌려가기만 할 필요는 없다.

끌려다니는 삶 말고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


주어진 상황에 그저 충실하고, 그 때 그 때 급한 것들에 이끌리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였지 정작 중요한 것을 잊게 된다.


 그런 사실을 깨닫고 미리 자신의 길을 이 쪽으로 낼지 저 쪽으로 내볼지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PLAN A를 만들고 실행하면 된다.


쉬운 것부터 작은 것부터 일단 한다. 그 뒤는 계속 하고 싶다면 쭉 길이 날 테고, 재미 없고 힘들면 길이 더 안 날 것이다.멈추고 돌아가도 된다.


하도 이 길이 맞다, 아니다 틀렸다 저 길로 가라는 훈수도 많고, 유행일지언정 몰려다니기도 많아서, 사는 한 내 생각과 내 결정으로 무엇을 할지 말지 정신 잘 차리고 정해가는 것도 쉽지 않다.  


매일 오늘 하루를 졸업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달리듯 살고 있다. 오늘부터 잠시 숨고르기를 하려고 차분한 분위기의 연말을 마주했다.



나에게는 확실히 책이 최고의 친구다.


에너지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언제나 가까이에서, 혼란스럽거나 흔들리는 마음을 잡는데는 책을 펼치는 처방이 가장 효과가 좋다.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자신이 크게 회사에 기여하는 것도 없어보이고 별 피드백도 없어서 앞날이 그저 막막하고 비전이 없을 때, 중국에 수 많은 논어 해설서를 탐독했다고 한다.


다행히 핵노잼 해설서 말고, 설교 스타일로 말하듯 재미있게 써 있는 경험 기반 해설서를 본 모양이다.  그 때부터 더 열심히 찾아보며 혼란스럽고 잘 안 잡히는 마음을 붙잡았다는 저자는 강연도 하고, 공자 선생님의 논어 해설 책도 냈다.


책의 일부 파트는 완성도가 내 기준에서는 조금 아쉬워서 (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배경 지식이 부족한 나에게 전달이 잘 안 됐음 ) 책을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그 책을 펼쳐 보며 2022년 연말을 조용히 마무리할 예정이다.


재미있는 책은 사람의 인생을 저렇게 바꾸기도 한다. 내 삶도 수많은 책들의 이야기들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마음 덜 힘들게 가꿔가는 중이다. 이렇게 꾸준히 책과 친하게 지내다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책도 언젠가 만날 것이다.


2023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
#번영 #장수 #희망

이렇게 좋은 의미만 가득하다고 하니
내년 1년 #한해 동안
토끼의 즐거운 기운 많이 받으세요!



2023년 첫 번째 책 


https://brunch.co.kr/@kk02me/88


2022년 브런치가 보내준 연말 선물


https://brunch.co.kr/@kk02m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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