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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Jan 02. 2023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고 부담없는 사이

억지로 만들 수는 없지만

노력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 중에서


먼저 연락하고 그렇게 살뜰하게 주변을 챙길 마음의 여유는 솔직히 없지만, 내 인생에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말고 살아야지 하고 작년부터 다짐하게 되었다.


일 년에 한 두 번 생일 축하와 연말연시에만 안부 인사와 축하 인사를 소소하게 전하고 있다.


바쁘다가 갑자기 안 바빠지는 경우는 없지만, 그래도 2022와 2023 경계를 넘어가며, 마음을 잠시 정비하고 양심이라는 것이 조금 눈을 떠서 전화까지는 못하고 문자나 카톡으로 새해 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인사를 주위분들에게 건넸다.



물 한 방울이 호수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듯이 한 마디 인사를 그렇게나 반갑게 맞아주고 응답줘서 고맙고, 회신이 없는 분은 그 새 그 분의 연락처가 바뀌어서 인연이 잠시 희미해진 것인가 바쁜가 궁금하면서도 그 간 내 무심함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든다.


만나서 길게 이야기 나누지 못한 사이에 각자 일상 속 일들이 참 많아서 짧게 전하기엔 부족한데, 서로 잠시 꺼낼 수 있는 틈새 시간이 안 맞거나 이야기 시간이 많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나중에 연락해야지 미루다보면, 내 기억도 점점 희미해져서 혹은 그 시기에 좀 더 중요해진 화두들 때문에 오늘 내 고민들과 이야기거리들은 증발되고 만다.


인생의 지점마다 중요한 것들이 있고, 지나고 나면 별 것도 아닌 짧고 간결하게 한 단어나 한 줄로 요약되어 저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간다.


브런치 글을 쓰며, 고마운 친구의 마음을 박제한다. 휴직 중이라 수입이 없는데, 내 아이에게 용돈을 보내주는 친구의 마음은 어떤 것인가.


나도 여러 친구를 떠올리며 연말에 받으면 좋아할 만한  뭔가를 택배 상자에 챙겨보내기도 하는데, 이 친구는 내가 보낸 기억보다는 오히려 받은 기억들이 유독 많다.


매번 고맙다는 한 마디로 퉁치고 뭔가 받게 되는 친구도 있고. 내가 뭘 자꾸 보내주게 되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거래 관계가 아니라 오랜 친구니까 계산하지 않고 관계가 유지된다.


편하게 자기 집에 놀러 오라는데, 나도 제발 훌쩍 놀러가고 싶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이 은근히 바쁘니까 미루고 미뤄서 코로나도 쎄게 오고 해서 어느 새 몇 년이 지나버렸다.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지도 않는데 편한 친구로 지내주는 친구들이 새삼 고맙다. 기꺼이 날 만나러 와 주는 인생 친구가 반갑다. 서로 끊길 법도 한데 다정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이 기적이 아닌가! 믿을 수 없게 참 다정한 마음이라서 감사하다.



좋은 친구 관계는 보물 같다. 가족도 필요하고, 다른 의미로 같이 나이드는 마음 터 놓을 친구도 꼭 있어야 사람의 마음이 부족함없이  채워진다. 10대 시절 알던 친구와 서로의 건강을 빌어야 하는 게 참으로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빈도가 적을지언정 찐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있게 계속 노력하기로 다짐해 본다.





사회 생활을 해 보면
나이 관계없이
말이 잘 통하면
친구인 것 같다 싶어요.

감사하게도
제 브런치 글을
잘 읽어주시는 분들과도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찐친 #친한친구 #좋은친구 #편한친구 #위로 #위안 #감동 #편한사이 #인간관계


2023 새해 첫 번째로 선택한 책


https://brunch.co.kr/@kk02m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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