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쓸 수 있는 것을 굳이 영어로 그것도 틀려가면서까지...
행사를 알릴 때에는 행사의 장소와 일시을 알리는데, 그중에 일시를 표시하는 방법에 대해 좀 생각해보자.
먼저 생각해볼 것은 연도이다. 가끔 연도를 적지 않고 월일로 바로 넘어가는 경우를 보는데 연도를 적는 게 좋다. 세월은 금방 지나간다. 몇 년 지난 후에는 그게 몇 년도 행사인지 기억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역사 보존을 위해서라도 연도를 적는 게 좋다.
연월일을 적을 때에는 점을 찍어서 연, 월, 일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 <일> 다음에도 점을 찍어야 한다.
그래서 <2020. 3. 1.>은 괜찮다. 각각의 점이 연, 월, 일을 뜻하는 것이므로 <2020년 3월 1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 3. 1>은 곤란하다. 마지막 숫자 1 다음에 점이 없는 <2020. 3. 1>은 <2020년 3월 (그리고) 1>이라는 뜻이다. 1 다음에 점이 있는 <1.>은 <1일>이 되지만, 점이 없는 <1>은 그냥 <1> 일뿐이고 <1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월일을 적은 다음에는 요일을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요일이 일정관리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요일을 적어주는 게 좋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요일을 영어로 적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요일을 영어로 적으면 더 멋있게 보이는 것이기 때문일까? 하나도 멋있지 않던데…
한글로도 적을 수 있고 영어로도 적을 수 있다면
한글로 적는 것이 세종대왕님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말이다.
다음은 시각.
시각을 적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2시간제와 24시간제. 12시간제는 하루 24시간을 반으로 나누어 오전 12시간과 오후 12시간으로 나누어 적는 방법이고, 24시간제는 하루 24시간을 24 등분하여 적는 방법이다. <오전 7시>, <오후 2시>로 적으면 12시간제이다. <07시>, <14시>로 적으면 24시간제이다. 보통은 12시간제가 널리 쓰인다.
그런데 12시간제를 쓸 때에는 <0>을 붙이지 않는다. <0>은 24시간제에서 쓰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전 7시>, <오후 2시>를 <오전 07시>, <오후 02시>라고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일을 영어로 적는 경우가 많듯이 오전/오후를 영어로 적는 경우도 많이 봤다. 즉 <오전>을 am, a.m., AM, A.M.으로 적고, <오후>를 pm, p.m., PM, P.M.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한글로 적을 수 있는 것을 왜 굳이 영어로 적어야 하는지… 영어로 적는 것도 불만인데 그것도 틀리게 적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오전>, <오후>가 시각을 나타내는 숫자 앞에 나온다.
그래서 <오전 7시>, <오후 2시>가 된다.
하지만 영어의 <am>, <pm>은 시각을 나타내는 숫자 뒤에 나온다.
그래서 오전 7시는 <7 am>이 되고 오후 2시는 <2 pm>이 된다.
그런데 <오전 7시>, <오후 2시>로 적을 것을 <am 7:00>, <pm 2:00>로 적더라는 것이다.
영어를 쓸 때에는 <7:00 am>, <2:00 pm>이라고 적어야 한다.
숫자가 먼저 나오게 말이다.
<2PM>, <2AM>이라는 아이돌 그룹을 생각하면 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들의 이름이 PM2, AM2는 아니니까.
다시 한번 더 얘기해야겠다.
한글로 적을 수 있는 것을 굳이 영어로
그것도 틀린 영어로 적어야 하는 것일까?...
사족 하나.
달러 표시인 $는 숫자 앞에 둔다.
그래서 <100 달러>는 <$100>라고 표기한다.
달러 대신에 $를 쓰는 것이라고 해서 달러라고 쓸 자리에 $를 넣어 <100$>라고 적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100$>라고 적을 바에는 <100달러>라고 적는 게 낫다.
그런데 센트 표시인 ¢는 숫자 뒤에 둔다.
그래서 <99센트>는 <99¢>라고 표기한다.
센트 표시인 ¢를 달러 표시인 $처럼 숫자 앞에 두면 안 된다.
즉 <¢99>라고 적지는 않는다.
<99¢>라고 적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