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단추 수난 시대

미국 우편배달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보고 – 42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책 중의 으뜸은 바이러스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스크를 사용하고, 장갑을 사용하고, ‘곰 세 마리 한 집에 있어’라고 속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손을 씻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문 손잡이를 잡지 않고 어깨, 팔꿈치, 엉덩이 등 손이 아닌 신체 부위를 사용해서 문을 여닫았다. 자동문을 여는 단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엘리베이터의 경우에는 손가락을 구부려서 구부려진 부분으로 단추를 눌렀다.


  코로나 이후에는, 조심스러운 사람들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단추를 눌렀다.


  그런데 ‘아니 뭐 저렇게까지…’하나 싶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타깃(Target)이라는 이름의 매장에 있는 자동문 열기용 버튼이다. 이 버튼에 손 대기 싫은 사람들은 팔꿈치를 사용하거나 엉덩이를 사용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발을 들어 발바닥의 앞부분으로 누르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 버튼을 누르기 위해 다른 사람이 손을 사용하든지 말든지 내 알바 아니라는 태도이다. 여자도 그렇게 했다. 다른 건물에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을 봤다. 괘씸한 사람들이다.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발끝에 주는 힘 조절이 잘 안되어서 버튼에 지나친 충격을 주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버튼이 보통 때보다 더 일찍 고장 나는 것을 보았다. 몇 년에 한 번쯤 손 볼까 말까 하던 이 버튼을 코로나 바이러스 몇 달만에 수리했다. 아마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한 번쯤은 더 수리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발로는 누르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지 않은 것은 물건을 팔아야만 하는 영업장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크지 않은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이다. 어떤 사람이 이 앞에 서더니 무릎으로 올라가는 단추를 눌렀다. 저 단추의 높이는 내 배꼽 부근, 대략 1m 정도이다. 낮다고 할 수 없는 높이인데 무릎을 들어 저걸 눌렀다.


  엘리베이터 단추를 무릎으로 누르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원 별…




작가의 이전글 포토맥강가의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