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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어서 고마운 사람

홍석천

홍석천,

이 사람이 셰프 자격으로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TV 요리 프로그램이 오래전에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같이 보던 딸아이가 혼잣말처럼 얘기했다.

"홍석천이 죽지 않아서 정말 고마워요."



아......

그러고 보니 그랬다.


이 사람,

우리나라 연예인 중에서 최초로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공개한 사람.


공개한 시점이 2000년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게이라는 것을 공개하기 전에도

그리고 공개한 후에도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고민했을 것 같은데...


딸아이 말대로, 죽지 않아서 고맙다.

정말 고맙다.




동성애자 아들을 둔 엄마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아들의 정체성 혼란을 엄마도 고스란히 겪었다고 했다.

세상의 불편한 시선도.


아들의 편이 되기로 결심한 엄마는 담담하지만 매우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들을 자신보다 앞서 보내지는 않겠다는 결심이 엄마로 하여금 세상과 맞서게 했는지도 모른다. 




죽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홍석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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