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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Schöne, 아름다운 여인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시 <아름다운 여인( Die Schöne)>,

서유석의 노래 <아름다운 사람>.


서유석의 노래 : https://www.youtube.com/watch?v=D7zqFpgy6Tg




노래 가사를 먼저 살펴본다.


                   아름다운 사람


                                                서유석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 기어이 부숴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오-----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당신은 내가 드린 내 마음을 고운 장난감처럼

조그만 손으로 장난하고 내 마음이 고민에 잠겨있는

돌보지 않는 나의 여인아 나의 사람아

오----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시가 노래가 된 것 중에서 이 노래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우리 시가 아닌 외국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시인데, 노래 가사의 뼈대가 되는 시의 원문은 이렇다.


                 Die Schöne


                                             Herman  Hesse


So wie ein Kind, dem man ein Spielzeug schenkt,

Das Ding beschaut und herzt dann zerbricht,

Und morgen schon des Gebers nimmer denkt,

So haeltst du spielend in der kleinen Hand

Mein Herz, das ich dir gab, als huebschen Tand,

Und wie es zuckt und leidet, siehst du nicht.




시를 번역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인터넷에서 본 번역인데 누가 번역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아름다운 여인


                                      헤르만 헷세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껴안고,

그리곤 부셔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걸 준 사람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아이처럼.


그대는 내가 드린 내 마음을, 예쁜 장난감처럼

조그만 손으로 장난하듯이 쥐고서

그 마음이 쑤시고 고통당하는 걸, 알지 못하네




다른 번역을 하나 더 본다.

(이 역시 인터넷에서 본 것인데 번역자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미인

 

                           헤르만 헤세


장난감을 얻은 어린아이가

그것을 바라보고 품고하다가

망가뜨리고, 내일이면 벌써

준 사람은 생각치 않는 것처럼,

내가 준 마음을, 너는

작은 손으로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그것이 괴로워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




두 번역에서 느껴지는 감흥은 매우 다르다.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 잘 보여준다.

독일어를 잘 알지 못하므로 번역에 관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노래에서는 시에서 없는

<돌보지 않는 나의 사람아 나의 여인아 

오-----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가 추가되어있다.

그래서 노래가 더욱 노래다와졌다.




사랑에서 남자가 '갑'이고 여자가 '을'인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처를 받는 쪽도 여자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남자도 상처 받는다.

이 시, 이 노래처럼 말이다.

여자는 남자의 진정 어린 마음을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대하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자가 좋다.

마음은 괴롭지만 여전히 여자가 좋아서 그 여자가 <아름다운 여인>, <미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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