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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만든 이산가족

천국과 천당 사이

종교는 지금의 삶이 끝난 그다음의 세계 즉 사후세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종교의 사후세계는 대개 둘로 나눈다.

좋은 곳과 나쁜 곳.

기독교의 경우에는 천국과 지옥, 불교의 경우에는 천당과 지옥.


종교는 사후세계에서 재회의 기회도 제공한다.

죽음이 원인이 되어 지금 이곳에서 헤어지더라도 사후세계 중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옥에서 다시 만날 것을 권장하는 종교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종교가 다른 경우에도 사후 재회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즉 부모는 불제자인데 자식이 기독교도인 경우, 남편이 기독교도인데 아내는 불제자인 경우 말이다.

이런 경우 사후에는 종교적 이산가족이 되는 것은 아닐까...

불제자인 부모는 불교가 제시한 천당을 가고 기독교도인 자식은 기독교가 제시한 천국을 가고, 기독교도인 남편은 기독교의 천국으로 가고 불제자인 아내는 불교의 천당으로 간다면 이들은 사후 이산가족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이 생각은 기독교의 사후세계인 천국과 불교의 사후세계인 천당이 같은 곳일 수가 없다는 전제를 깔고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종교가 같은 사람들끼리만 사후세계의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종교라는 것이 그 부분에서는 조금은 편협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본다.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 해보았다.


삼십 년 저 너머에 가신 아버지는 종교가 없었고,

몇 년 전에 가신 어머니는 절에 모셔져 있는데,

나는 지금 교회에 다니기에 해본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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