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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입 - 2

미국 들여다보기 - 14

자동차를 사는 것은 것은 큰돈이 들어가는 소비행위이다. 집을 사는 것 다음으로 큰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부로 구입한다. 60개월(5년) 할부가 주류였는데 요즈음은 72개월(6년) 할부도 있다.



자동차를 할부가 아닌 일시불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할부로 구입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할부로 구입한다는 것은 이자를 지불한다는 뜻이고, 이자율은 신용점수(credit score)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신용점수가 없으면 이자율을 정할 수 없고, 이자율을 정할 수 없으면 할부로 구입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경우가 단기체류자인데, 단기체류자는 신용을 쌓을 시간이 없었기에 신용점수가 없다. 신용점수가 없어서 할부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시불로 구입해야 한다.


자동차를 현금 일시불로 사면 대폭 할인해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판매하는 쪽에서는 할부로 판매하는 것이 더 좋다. 일시불 판매의 경우에는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만 할부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할부에 따른 수입이 더 생기기 때문이다. 차 한 대 팔고 차 값에 금융수수료, 이자수입까지 생기니까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곁불 쬐는 셈이다.


할부도 자동차 살 때에는 자동차 가격뿐만 아니라 할부에 적용되는 이율도 중요하다. 자동차 가격을 잘 깎았어도 할부 이율이 높으면 총합적으로는 깎으나 마나인 결과가 된다. 그래서 자동차 구입에는 두 고개가 있다. 자동차 가격 고개, 할부에 적용되는 이율 고개. 이 두 고개를 넘고 나서야 자동차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자동차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가격은 흥정의 대상이 된다. 딜러가 제시하는 가격 그대로 지불하는 사람은 없다. 요즈음은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딜러를 방문하기 전에 가격 흥정을 목적으로 여러 딜러의 가격을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본다. 


만약 딜러가 고객이 원하는 차종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주변의 다른 딜러에서 그 차종을 가져와서 고객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수 백 킬로미터 밖에서 차를 가져오기도 한다. 고객에게 판매하는 쪽이든 다른 딜러에게 자동차를 넘겨주는 쪽이든 어떻게든 매출을 일으키는 게 좋기 때문에 딜러들끼리 이런 거래를 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에게 판매하는 딜러 쪽에서는 아예 못 파는 것보다는 다른 딜러에게 받아와서라도 파는 게 낫다. Better than Nothing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넘겨주는 딜러 쪽에서는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이문을 적게 남기더라도, 많이 팔 수록 제조사로부터 들여오는 매입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딜러간 거래를 마다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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