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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도 다르다

2단 눈사람과 3단 눈사람

  겨울에 눈이 오면 어린 시절에 부르던 동요 하나가 생각난다.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눈사람


  미국 사람들도 눈사람을 만든다. 

snowman. 

그런데 그 모양이 우리와 조금 다르다.


  우리는 두 개의 눈덩이로 눈사람을 만든다.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



  미국은 세 개의 눈덩이로 눈사람을 만든다. 

머리 부분, 상체 부분, 하체 부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머리 부분이 가장 작고,

상체 부분이 조금 크고,

제일 밑에 위치한 하체 부분이 제일 크다.



  60년대 우리 눈사람의 눈과 코를 만들 때에는 숯을 사용했다.

그래서 앞의 동요에서도 ‘코가 삐뚤고’라는 말이 있다.

하얀 바탕의 눈사람 얼굴에 까만 숯을 붙이면 아주 선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인데, 숯을 구할 수 없으면 짙은 색깔의 작은 나무 막대기를 대신 사용했다.

지금은 고기 굽는 집 말고는 숯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과 코를 숯으로 만든 눈사람을 아예 볼 수가 없다.


  우리 눈사람은 코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기에 숯이나 나무 막대기를 붙이는 것으로 끝났다.

그런데 미국 눈사람은 당근을 사용해서 를 만들기 때문에 코가 뾰족해서 입체감이 잘 살아난다.

미국은 사람 코도 뾰족하고 눈사람 코도 뾰족하고.


  위의 동요에서 나왔듯이 우리 눈사람에게는 모자를 구할 수 있으면 씌우고 그렇지 않으면 맨머리로 둔다.

미국 눈사람도 할 수 있으면 모자를 씌우거나 목도리를 해준다.

그런데 많이 다른 점이 있는데, 우리와 달리 미국 눈사람은 몸에 단추를 달아준다.

진짜 단추를 달아준들 그게 눈에 뜨이는 것도 아닐 것이니 단추 모양의 둥근 것을 붙여준다.

이렇게 미국 눈사람에게 단추를 적용하는 것은 옷차림새와 관련 있는 것 같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단추를 사용해서 옷을 입었지만 우리는 단추가 아니라 고름을 매는 옷을 입었다.

그러니 우리는 눈사람에게 단추를 해줄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나 미국이나 눈사람에게 팔을 달아주는 경우가 있다.

나뭇가지를 꽂아서 팔로 하는 경우도 있고, 나뭇가지 대신 빗자루를 꽂아서 팔을 만들기도 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미국 눈사람은 미국의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고 모든 미국 사람이 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즉 우리처럼 머리 부분과 하체 부분의 두 눈덩어리로 만드는 경우도 더러 있다.


  어찌 되었거나 눈사람을 만드는데도 한국과 미국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미국 눈사람은 미국 만화나 카드 또는 장식품을 눈여겨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눈사람도 점차 미국 눈사람을 닮아간다.

각종 매체의 눈사람 그림을 보면 두 덩어리가 아니라 미국 눈사람처럼 세 덩어리로 이루어진 눈사람이 자주 눈에 띈다.


  눈사람까지 다른 문화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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