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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마다 담뱃값이 다른 이유

담배 한 갑에서 보는 미국 경제

  미국은 담배를 파는 가게마다 담뱃값이 다르다.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하루에 한 갑이 조금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피웠다.

그래서 그때에는 어느 가게가 담배를 싸게 파는지가 무척 중요한 관심사였다.

주로 주유소나 편의점 세븐 일레븐에서 담배를 사는데, 가게마다 값이 달라서 지나칠 때마다 그 가게의 담뱃값을 눈여겨보게 된다.

출퇴근 지나치는 길의 그 많은 담배 가격표를 눈여겨보다 보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가게 몇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주로 거기에 가게 된다.

그렇게 담배를 사는 가게가 몇 정해지더라도 담뱃값 비교는 여전히 진행된다.




  우리도 지금은 담배를 공급하는 회사가 여럿이지만, 예전에는 담배를 국가가 직접 관리했다.

국가기관이 담배경작농가로부터 담뱃잎을 전량 매입해서 담배를 만들고 그 담배를 전국에 판매했다.

담배경작농가는 국가 이외에 담뱃잎을 팔 수 있는 경로가 없고, 국가 이외에는 담배를 제조해서 판매하는 업자가 없었다.

이름 그대로 국가만이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전매(專賣)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국가기관의 이름도 '전매사업을 한다'고 해서 전매청(專賣廳)이었다.

국가가 독점해서 판매하는 상품이므로 전국이 단일 가격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격이 같다.

전매청은 한국 담배 인삼공사로 변신한 후 주식회사 케이티앤지(KT&G)가 되었다.


  지금은 담배를 취급하는 회사가 여럿 있고, 담배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담뱃값도 다양하다.

그렇다고 해도 한 종류의 담배 가격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종류의 담배값은 전국 어디서나 같다. 




  그러면 미국은 같은 종류의 담배인데도 왜 가게마다 담뱃값이 다른 것일까?

자유시장경제라서 그런 것 같다.

담배는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담배회사가 담뱃잎을 산 후 이를 가공해서 판매하는 상품인 것이다.

이런 상품을 모든 가게가 같은 값으로 팔면 그게 '담합'이 되는 것이다.

담합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게마다 자신이 담뱃값을 정하기 때문에 가게마다 담뱃값이 다른 것이다.

그게 가격경쟁이니까.


  담배도 다른 상품처럼 판촉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한 갑에 5달러 70센트라면 두 갑에 11달러 40센트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10달러 한다든지, 세 갑을 사면 17달러 10센트가 아니라 14달러 50센트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더 많이 사면 더 많이 싸게 준다.

담배 한 갑에 5달러 70센트 한다고 할 때 10갑 들이 한 보루는 57달러가 아니라 49달러에 파는 식이다.

대부분 가게가 갑 단위가 아니라 10갑 들이 보루로 사면 싸게 해 주는데 아주 가끔은 그렇지 않은 가게도 있다.

그런 가게는 한 갑만 사서 나오면 된다.




  한 동네에서도 가게마다 담뱃값이 다르지만 주마다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담배에 적용되는 세금이 고율인 뉴욕주의 담뱃값은 무척 비싸고,

말보로(Marlboro)라는 상표로 유명한 세계적 유명 담배회사가 있는 버지니아주는 세율이 높지 않아서 담뱃값이 싼 편이다.

버지니아의 경우 그 커다란 담배회사가 타격을 입으면 법인세 수입이 대폭 감소되기 때문이고, 주 안에 담배경작 농가가 많아서 높은 세율로 인한 비싼 가격 때문에 담배 수요가 감소되지는 않도록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 


  이상 담배 한 갑에서 만나는 미국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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