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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먼저

미국 이민 선배가 미국 이민 후배에게 - 2

우리 동네에 Giant라는 슈퍼마켓이 있다. 그 슈퍼마켓은 인터넷으로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집으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그 배달차량의 출입구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



     DRIVER DOES NOT

     CARRY CASH,

     Only Cashews

     운전자는

     현찰을 갖고 다니지 않고요

     캐슈는 갖고 다닙니다.


  캐시(cash)와 캐슈(cashew)의 발음 유사성을 이용한 문구이다.



  비록 이 차에 배달용 상품이 실려있기는 하지만 배달하고 물품대금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차에는 현찰이 없다고 알려준다. 왜? 그런 것을 왜 알려주는 것일까? 이 차에는 현찰이 없으니까 강도짓을 해도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강도로부터 운전자의 신변안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총기 휴대가 가능한 나라이다. 그러니 무장강도도 있다.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게 하려는 회사의 노력인 셈이다.


  올해 8월인지 9월인지 기억이 분명치는 않지만 이런 기사가 신문에 났다. 어떤 젊은이가 운전을 하고 있는데 그 차 앞으로 길을 건너던 사람이 아주 천천히 걸었다. 별별 사람이 다 있는데 나 역시 그런 사람을 본 적 있다. 그냥 길을 건너면 될 것을 일부러 아주 천천히 정말 천천히 걷는 사람. 그 젊은 운전자가 천천히 길 건너는 사람에게 뭐라고 한 모양이다. 둘이서 시비가 붙었는데 운전자가 권총을 꺼내 길 건너던 사람을 쐈다. 길 건너던 사람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했다. 그냥 길을 건너면 될 것을 일부러 운전자 약 올리느라고 천천히 걷다가 그만 죽어버린 것이다. 

개죽음, 그거 별거 아니다.


  미국에서는 모르는 사람하고 시비 붙으면 위험하다. 상대방이 권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의 땅에 와서 총 맞아서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도 물러서야 할 때가 있다. 미국 땅에는 별별 이상한 사람들이 다 있다. 남을 다치게 하면 자신도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그 뻔한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내키는 대로 해버리는 사람이 있다. 내가 피해야 한다.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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