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나는 친절한 편이다
그것도
많이 친절한 편이다.
그런데
일을 대할 때에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친절이라는 내 호의가 반복되었을 때
상대방이 그것을 자신의 권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호의가 중단되었을 때
내 호의를 요구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당연한 권리인양
내 호의를 요구했다.
내 호의는 호의일 뿐이고
상대방은
내 호의를 자신의 권리인 것처럼
내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인데도 말이다.
호의의 권리화,
그래서는 안되는데
현실은 그렇게 된다.
그래서
일을 할 때에는
규정대로 처리하는 편이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길.
앞에서
'일을 대할 때'에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고 했다.
'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친절하다.
일 자체와
거기서 만나는 사람은
다르니까.
그리고
규정대로 일을 처리하는 '편'일뿐
여전히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작은 친절을 건네게 된다.
앞에서 말했다.
나는 친절한 편이라고.
그것도
많이 친절한 편이라고.
그러니
친절을 내 삶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