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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기억되고 있고
그리고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미국 들여다보기 - 44

  징병제를 실시한 적이 있기도 했지만, 미국은 모병제를 근간으로 한다. 모병제, 즉 군인이 되겠다고 스스로 지원한 사람만 군대에 간다. 그리고 군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건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래서일까 미국은 군인에 대해 각별한 대우를 한다.


  미군은 현역에 있을 때 교육받을 기회가 있다. 교육에 따른 의무복무기간이 붙기는 하지만 대학 등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것이다. 군에 있으면서 의과대학을 다녀서 의사가 되기도 한다. 퇴역 후에도 일정기간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는 경우가 있다. 퇴역 후 우체국에 들어갈 때에는 시험 성적에 가산점을 받는다. 게다가 군 근무경력을 우체국 근무경력에 합산해준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우체국에 군 경력자가 제법 있다.


  추모비, 추모탑, 추모공원 등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시설들 곳곳에 있다. 다니다 보면 이런 것들을 퍽 많이 만난다. 아주 시골에도 이런 시설이 있어서 놀라기도 한다. 거기에는 그 마을 출신으로서 출전했다가 전사한 사람들 이름이 새겨져 있다. 1, 2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한 사람, 한국과 월남에서 전사한 사람 그리고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전사한 사람. 자기네 마을이 배출한 애국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에 루레이 동굴(Luray Caverns)이라는 관광지가 있다. 유명 관광지인 이 동굴 안에도 그 동네 사람으로서 전쟁 중 전사한 사람들 이름을 새긴 동판이 있다. 미국도 국립묘지(National Cemetery)가 있는데, 40개 주와 푸에르토 리코에 136개나 있다. 버지니아주에도 15개가 있다. 



  미국은 전쟁이 끝났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한다. 대표적인 것이 Pow Mia깃발(Pow Mia Flag)이다. 이 깃발 한가운데 원이 있고 그 원 안에 약간 숙인 머리의 실루엣이 있고 그 뒤에 가시철조망과 멀리 감시탑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원 위에 POW와 MIA가 적혀있고, 원 밑에는 

     YOU ARE NOT FORGOTTEN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라고 적혀있다.



  POW는 Prisoner of War 즉 ‘전쟁포로’를 말하고 MIA는 Missing In Action 즉 ‘전투 중 실종자’를 말한다. 이 깃발을 자동차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집에 게양한 사람도 있다. 앞에서 말한 추모공간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이 깃발을 통해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잊지 말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 사람 모두가 군인을 좋아하는 것도 아닐 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목숨을 걸고 군인이 된 사람에 대한 대우, 아직 돌아오지 못한 군인에 대한 예우가 각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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