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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서(橫書)와 종서(縱書)

은근슬쩍 한글 자랑

  글을 적어나가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가로로 적어가는 횡서와 세로로 적어가는 종서.


  가로로 글을 적는 횡서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적어가는 방식과 이와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적어나가는 방식이 있다. 지금 우리가 한글을 적는 기본적인 방식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적어가는 횡서이다. 영문도 우리와 같다. 그런데 같은 횡서이지만 한글이나 영문과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적어나가는 방식이 있는데 아랍권의 문자가 그렇다. 그들은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글을 적어나간다.


  다음은 종서. 종서는 세로로 글을 적는 방식인데, 위에서 시작해서 아래로 적어나간다. 다만 한 줄을 다 적은 후 다음 줄로 넘어가는 방식이 두 가지가 있는데,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것과 왼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있다. 첫 번째 방식인 왼쪽 상단에서 시작해서 세로로 한 줄을 적은 후 오른쪽에서 다음 줄을 시작하는 방식,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실제 그런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즉 종서로 적을 때에는 오른쪽 상단에서 시작해서 한 줄을 적은 후 그 줄의 왼쪽에 새로운 한 줄을 세로로 적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한문을 적는 방법이 이렇고 한글이 횡서로 바뀌기 전까지는 이렇게 종서로 썼다.  


    우리 한글은 종서로도 횡서로도 불편함이 없는데, 영문은 종서가 몹시 불편하다.


    한글과 영문을 횡서로 써보면 <대한민국>, <America>가 된다. 아무 문제없다. 익숙하다.


    이번에는 종서로 써본다.

       대         A

       한         m

       민         e

       국         r

                      i

                     c

                     a


  한글이야 불편함이 없지만 영문은 몹시 불편하다. 실제 영문을 위와 같이 종서로 쓴 경우는 별로 없고 횡서로 쓴 후 그것을 옆으로 뉘인다. 그런 것의 대표는 책 표지이다. 서가에 꽂혀있는 영어책을 생각해보면 된다. 우리는 꽂혀있는 책의 제목과 저자를 알아보기 쉽다. 종서로 써도 불편함이 없으니까. 그런데 영어로 된 책은 제목과 저자를 우리는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 



  고개를 옆으로 누이고 봐야 한다. 그래서 영어로 된 책의 제목과 저자를 금방 알아보려면 책꽂이에 꽂는 것보다는 눕혀서 쌓아놓는 것이 더 낫다.


 

  양쪽을 비교하다 보니 결국 한글을 자랑한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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