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부모치고 응급실에 안 가본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나도 아이 셋을 키우는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응급실에 갔었다.
변을 못 봐 관장 때문에 두어 번 간 경우부터 백일도 안된 아이가 열이 떨어지지 않아 간 경우 등 응급실에 많이 갔었다. 그중에도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은 한 사연을 소개한다.
사건 당일은 가을 날씨가 좋았다. 하지만 까돌이가 아픈 관계로 주말인데도 어디 나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돌이 갓 지난 까돌이는 며칠째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40도 가까이 열이 올라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까돌이는 몸이 축 처진 채 힘든지 말도 하지 않고 힘없이 눈만 깜빡일 뿐 이었다.
‘안 아프면 밖에 나가자고 보챌 아이인데…’
평소 활달한 아이가 축 쳐져 있으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열을 식혀주지?'
'...'
'아! 수건에 찬물을 적셔 몸을 닦아주면 되겠다!'
까돌이의 열을 조금이나마 식혀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찬물에 수건을 적신 후 몸을 닦아주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일이 발생했다.
내가 까돌이 이마에 젖은 수건을 대는 순간 까돌이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것이었다. 미동도 없이.
뭔가 잘 못된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찬물을 적신 수건을 몸에 대는 순간 까돌이는 쇼크를 받아 심정지 상태에 들어간 모양이다.
"어머!"
"어떻게!"
"어떻게! 까돌이가 숨을 안 쉬나 봐?!"
옆에서 아내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허둥대기만 했다. 놀라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곧바로 "침착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아내에게 119에 전화를 하라고 하고 아내가 전화를 하는 사이에 까돌이를 바로 눕히고 깍지 낀 손으로 심장에 충격을 줬다.
어떻게 그 상황에서 그 생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했다. 깍지 낀 손으로 심장을 두세 번 누르니 다행히도 까돌이는 다시 숨을 쉬고 입술도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조금 있다 구급대원들이 왔고 까돌이는 아내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다.
까돌이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입원을 하고 건강하게 퇴원을 했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고 심장이 뛸 정도로 아찔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 열 내리는 방법"과 "심폐소생술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Q. 아이가 열 오를 때 누구는 벗겨 놓으라고 하고 누구는 물수건으로 닦아주라고 하는데 뭐가 맞나요?
A. 어떤 조치들 하나하나가 마냥 틀리거나 마냥 옳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뇌에는 각 가정마다 있는 온도조절장치와 똑같은 장치가 있습니다. 온도조절장치를 통해 실내의 온도를 25℃로 맞추었을 때 온도가 이보다 높은 상태라면 에어컨(냉방기)이 작동하게 되고 이보다 낮은 상태라면 보일러(온방기)가 작동하게 됩니다.우리 뇌의 온도조절장치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우리 몸의 온도조절장치는 체온을 37℃ 근방으로 설정해 놓습니다.세균, 바이러스나 화학물질 등 몸에 해로운 상황이 벌어질 때, 우리 몸은 방어체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설정한 체온을 끌어 올립니다.실제 체온은 37℃인데 설정 온도가 38℃로 된다면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열이 나는 초기에 오한이 드는 이유입니다.인체는 체온을 순간적으로 38℃나 39℃로 만들지 못합니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 우리 몸의 보일러 역할 장치들을 작동시켜야 하지요. 이 장치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근육입니다. 근육이 떨면서 나오는 에너지로 체온을 상승시킵니다.이렇게 체온을 올리기 위해 덜덜 떨고 있는 아이를 벗겨놓거나 찬 물수건으로 닦으면 어떻게 될까요? 설정 온도와 체온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니 보일러 장치들을 더 가동시키게 됩니다. 근육의 떨림 뿐만 아니라 물리적, 화학적으로 열을 낼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동원하게 되지요. 그런데도 계속 부모가 아이의 체온을 낮추려고 닦고 벗기고 하는 것은 아이를 탈진하게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출처: 타이레놀 아이 열 내리는 방법
* 심폐소생술 절차 및 방법 (출처: 행정안전부)
반응의 확인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 뒤에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여보세요.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다. 의식이 있다면 환자는 대답을 하거나 움직이거나 또는 신음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반응이 없다면 심정지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119신고
환자의 반응이 없다면 즉시 큰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직접 119에 신고한다.
호흡확인
쓰러진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하여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가슴압박 30회 시행
환자를 바닥이 단단하고 평평한 곳에 등을 대고 눕힌 뒤에 가슴뼈(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하고,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가슴압박은 성인에서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약 5㎝ 깊이(소아 4∼5㎝)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한다. 하나, 둘, 셋, ···, 서른하고 세어가면서 규칙적으로 시행하며, 환자가 회복되거나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지속한다.
인공호흡 2회 시행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환자의 기도를 개방시킨다. 머리를 젖혔던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잡아서 막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은 후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1초에 걸쳐서 숨을 불어넣는다. 숨을 불어넣을 때에는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숨을 불어넣은 후에는 입을 떼고 코도 놓아주어서 공기가 배출되도록 한다.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꺼리는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가슴압박만을 시행한다(가슴압박 소생술).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의 반복
이후에는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다른 구조자가 있는 경우에 한 구조자는 가슴압박을 시행하고, 다른 구조자는 인공호흡을 맡아서 시행하며, 심폐소생술 5주기(30:2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5회)를 시행한 뒤에 서로 역할을 교대한다.
회복자세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되었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되었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숨길)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해야 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으로 신속히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