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 고치기
"아빠, 어떻게 하면 나 아이패드 사줄 거야?"
"?"
"응?"
여름휴가로 여수에 와 마지막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왔는데, 갑자기 까돌이가 물어본다.
"엄마랑 얘기한 거 아니었어?"
"어... 엄마랑 했는데 그건 중학교 때 가능한 거라. 지금 빨리 받고 싶어서... 아빠 나 어떻게 하면 아이패드 사줄 거야?"
까돌이는 엄마랑 중학교 때 학교 성적이 좋으면 아이패드를 받기로 했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려면 아직도 몇 개월 남아 지금 당장 아이패드를 가지고 싶은 모양이다.
"음..."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나는 뭐가 좋을지 생각을 했다.
순간 나는 까돌이가 고쳤으면 했던 '찡찡거리는 거와 소리 지르는 거가' 생각났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당근과 채찍을 줬는데도 실패했던 까돌이의 나쁜 습관이던가.
"아! 생각났다."
"뭔데?"
"너 얼마 동안 찡찡거리는 거 안 하면 아이패드 사줄까?"
"1년 동안 찡찡거리지 않으면 나 아이패드 사줘라~ 응?"
"1년?"
"응? 너무 긴가?"
"1년은 좀 그렇고, 3개월 동안 안 찡찡거리고 소리 안 지르면 아이패드 사줄게~."
"정말? 알았어... 아빠 약속한 거다. 응?"
"응 그래."
"아싸! 나 이제 절대로 안 찡찡거리고, 소리 안 지를 거야!"
"나도! 아빠!"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패드 사줄 건데?"
옆에 있던 까순이와 까숙이도 덩달아 뭐 하면 아이패드 사줄 건지 묻는다.
"음... 잠깐만..."
"나는 뭐 하면 사줄 건데?"
"좀 기다려 봐라 이놈들아!! 아빠도 생각 좀 하자!"
"공부 잘하면 사줘!"
옆에서 아내는 또 공부 잘하면 사 주라고 한다.
"나는 공부 잘하는 거에는 관심 없으니 그건 되었고. 뭐가 좋을까..."
"아! 까순이는 손톱 뜯어먹는 거랑 아무거나 입에 넣는 거로 하고, 까순이는 엄마가 주는 음식 다 먹기랑, 너도 요즘 찡찡거리기 시작하니 안 찡찡거리는 거로 하면 되겠다."
"응 그래 알았어."
"음식 먹는 거랑, 안 찡찡거리는 거? 좋아!"
"그런데 하나씩 사주려고?"
"뭐~ 사주지!"
"에엥?"
"내 돈으로 사주는 거니 신경 끄시죠!!"
"아빠 돈으로 사 준다고 하니 엄마는 신경 끄시죠!"
"엄마는 상관하지 마!"
"그런데 중간에 실패하면 어떻게 해? 끝인가?"
"뭐 다시 하면 되지. 만약 다시 하고 싶다면..."
나는 한 번 시도했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만약에 실패했다가 다시 도전하고 싶으면 가족 단톡방에 시작한다고 알려. 그럼 다시 시작하는 걸로 할게! 실패하면 실패했다고 올리고. 알았지? 아! 3개월 말고 90일로 하자. 공평하게. 응?"
"응."
그렇게 7월 마지막 주 여수에서 약속한 90일 프로젝트.
지금까지 4주 정도 지났는데 까돌이는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잘하고 있다. 분명 평소 같았으면 찡찡거릴 상황에서도 잘 참고 차분하게 얘기한다. 까순이는 둘째 날에 실패했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
"까돌아! 너 정말 아이패드 가지고 싶은가 보다. 그동안 그렇게 고치려고 해도 못 고친 것을 이렇게 한 방에 고치는 걸 봐서는..."
"응 아빠 나 정말로 성공해서 아이패드 꼭 받을 거야!"
"ㅎㅎ 그래 꼭 성공해! 그리고 의식을 하니깐 정말 찡찡거리거나 소리 지를 것을 알겠지?"
"응!"
"그래 잘하고 있어. 방심하지 말고 계속 그렇게 해~."
아이들은 정말로 자기들만에 아이패드가 가지고 싶은가 보다.
어떻게 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나쁜 습관들을 아이패드 하나로 고치게 생겼으니...
개인적으로 아이들 모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 각자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성공사례가 될 테니...
그리고 이런 성공사례들이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아이패드 하나가 결코 싸지 않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이유로 기쁘게 아이들의 도전과 노력을 옆에서 응원하고 있다.
며칠 전.
"아빠, 나 정말 성공할 거 같아."
"그래?"
"나 요령이 생겼거든. ㅎㅎ."
좋은 습관 들이는 것을 포기한 것과 아이패드 덕분에 까돌이와 관계가 많이 회복된 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