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법이 문제? 교사는 왜 파업하면 안 되지?]

아동복지법과 국가공무원법

by 김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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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이초 교사에 대한 대규모 추모집회가 있었습니다.

주최 측의 추산에 따르면 20만 명이 넘는 많은 교사분들께서 참석을 하셨다고 합니다.

교사분들은 여러 사항을 요구하셨는데, 그중 하나가 아동복지법의 개정입니다.

아동복지법에 어떠한 내용이 있길래 개정을 요구하시는 걸까요?


아동복지법에는 누구든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인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제71조 제1항 제2호)


교사분들께서는 불명확한 위 규정에 따라 교사가 무분별하게 신고를 당한다며 이를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은 명확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컨대,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면 처벌하다는 규정은 어떤 행동이 금지되는 것인지 예측할 수 없고 불명확하기 때문에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죠.


아동복지법의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인 학대행위" 또한 그다지 명확해 보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위 규정에 대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등을 위배하였다며 여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5년, 2016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한편, 최근 초등교사노조는 위 조항에 대하여 다시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위 규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교사분들께서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한편, 교육부는 교사분들이 단체로 연가를 사용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 처벌을 하겠다고 합니다.

일반 회사에서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왜 교사분들은 파업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요?


국가공무원법공무원이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제84조의 2)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런 공무원의 성실의무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규정을 두게 된 것이죠.


따라서, 교육부는 교사분들이 단체로 연가를 쓰는 등의 행위를 집단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이초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여러 교사분들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어느 개인의 일탈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분명 법과 제도상에 문제가 있었고, 그동안 쌓여있던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법과 제도를 수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법을 위반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집단행동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부나 교사, 시민 어느 누구도 교사분들의 희생이 계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처벌과 징계를 운운하며 교사분들을 압박하기보다, 교사분들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아가, 더 이상 교사분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응급조치와 함께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 주며 교사분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디, 앞으로는 교사분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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