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까마의 책상

그래서 왜 대체 까마의 책상으로 출판사를 차렸을까?

by 김유경

까마는 나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친구다.

까마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긴 글이 될 것 같으니 천천히 이야기해 보고,

이번 주는 까마의 책상이라는 출판사를 만들게 된 계기와 포부를 적기로 했다.


까마의 책상은 한 그림에서 시작된다.

2023년 까마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모아서 그려본 일주일이 있었다.

그리고, 낙서를 하고 붓질을 하다가 생각했다.

아니 이거 그냥 소중한 게 담긴 책상이 아닐까?

애정하는 순간들, 애정하는 물건, 애정하는 공기를 모아 담아 펼쳐놓으면

선물이 가득한 책상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김유경, 까마귀씨의 책상, 캔버스에 아크릴, 34.8x27.3cm, 2023


책상 위의 물건들

책상 옆 책장의 책들

특히 책상 옆에 책장이 있다면

그 책장은 그 어떤 검사지보다 명확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무언가이지 않을까?

약간 돌고래를 설명하는 배우 이광수 님의 표정이 된 기분이다.

언젠가 꼭 책장도 소개하고 싶다. 물론, 깊숙한 곳만 제외하고.


까마의 책상은

그런 순간들을 직접 그리고 이야기하는 출판사가 될 것 같다.

과몰입을 잘하는 작가의 작업물 시리즈를 시작으로,

일기들과 습관들을 적어보는 순간.

간행물 같기도 한 작업물과

에세이를 사랑하여 에세이를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의

실패기가 될지도 모른다.


책을 모으는 일을 너무 사랑하고,

독립출판을 사랑하고,

그림과 글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본격적으로 출판을 하게 된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고군분투를 적어보고자 한다.


2026,

만들기를 향한 설렘과 작업을 향한 연구로 한 해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모두의 일상이 하루, 하루 평범하지만 무사히,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