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적인 것을 좋아했다. 데칼코마니 같은 것들을. 이 취향은 사람에게도 적용되었고 그래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앞에서는 웃으면서 뒤에서는 찡그리기 때문이다.
이 엄격한 기준은 스스로에게도 적용되었다. 걷다가도 거울을 보며 어깨 정렬을 맞추고, 고개를 움직여 바닥과 일직선이 되게 만들었다. 듣도보도 못한 정의라는 것을 들먹이며 옳지 못한 일이라 생각되면 앞에서 욕하고 뒤에서도 욕했다. 행여나 언행불일치가 일어나면 스스로를 욕했다. 마치 수도승과 같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얼굴부터 비대칭이다. 한쪽 눈 밑에만 점이 있고, 코 한쪽에만 점이 있다. 눈도 살짝 짝눈이다. 마음도 비대칭이라 매일 상반된 마음이 다툰다. 죽고 싶다가도 살고 싶고, 쓰레기였다가 나름 괜찮은 사람이 된다. 질서 정연한 걸 원하다가도 다 흐트러졌으면 좋겠다. 인간을 가장 싫어하면서도 인간을 가장 애정한다.
대칭을 탐하면서 가장 비대칭인 내가 대칭적이지 못한 것 같아서 고통스러웠다. 나날이 커지는 이 고통을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뛰어내렸다.
뛰어내린 곳은 ‘그럴 수도 있지’란 곳이었다. 그럴 수도 있지. 내 얼굴? 비대칭일 수 있지. 원래 다들 그런 걸. 저 사람? 앞에서 한 말이랑 뒤에서 한 말이 다를 수 있지. 배려심이 깊어서 상대한테 상처주기 싫은 걸 수도 있잖아. 결국 상처받았지만. 그럴 수도 있지. 모든 게 데칼코마니처럼 딱 맞으면 재미없지 않을까? 너는 너랑 완전 똑같은 애랑 만나면 어떻게 살려고 그러니? 지랄 맞아 죽을지도. 완전 반대면? 그것도 죽을 맛. 다들 조금씩 비슷하고 조금씩 다르고 조금씩 실수도 하고 조금씩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해. 세상이 그런 것 아니겠어? 그럴 수도 있지.
압축해서 한 문단으로 끝났지만 실은 몇 년이 걸린 과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부드러워졌다느니 인상이 좋아졌다느니 같은 말을 오랜만에 본 사람들한테 들었다. ‘그럴 수도 있지’를 구구절절 소개하진 않았다. ‘하하, 고마워.’ 했다.
사실 모든 것들이 납득되지는 않았다. 자꾸만 이를 악물게 하는 일들이 생겼다. 그럴 수도- 없지!! 했다. 그렇지만 인상을 구기며 예? 하던 지난날과는 다르다. 광대를 올린다. 입꼬리가 따라 올라간다. 눈도 살짝 작게 만들며 예! 한다.
앞으로도 행복한 비대칭 생활을 위해! 예에!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심각하게,
심각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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