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솔루션...피치마켓과 꿈틀
발달장애란 어느 특정 질환 또는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하는 나이에 이루어져야 할 발달이 성취되지 않은 상태로, 발달 선별검사에서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5%가 뒤쳐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발달장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발달장애 아동 부모는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시간, 돈, 인력 등 어느 하나 비장애 아동 부모 보다 적게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없다. 반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한정돼 있다. 국내 인프라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나마 있는 선택지마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살고 있다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줄어든다.
이런 실정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부모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가중되는 경제적 부담은 가계 재무 건전성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이에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혹자는 이 같은 노력에 관심 없다 말한다. 내 가족은 비장애인이니까? 특수교사나 복지사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 않고 있어서? 조금만 따져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사회는 유기체다. 하나의 현상은 연결되고 연결돼 다른 분야에서 다른 현상의 원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존 10만큼 세금을 투자해왔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해 8정도의 세금만으로도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생각해보자. 발달 장애인 인프라 개선은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
사단법인 피치마켓은 경증 발달장애인과 장애 경계 지능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 학습 속도가 느린 사람. 이른바 느린학습자를 위한 서적, 수업교재, 홍보물, 공공문서 등을 제작한다. 느린학습자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콘텐츠를 편집하거나 내용을 재구성한다. 느린학습자에게 중증 발달 장애인용 혹은 영유아용 도서는 흥미를 끌기 부족하고, 비장애인용 도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은 텍스트 콘텐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피치마켓은 로빈슨크루소, 오헨리이야기, 세종대왕 등 30여종의 도서를 출간했다.
피치마켓은 출판사가 아닌 콘텐츠 제작사다. 실제로 느린학습자 교육용 매거진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준비하고 있다. 앱은 단어를 스캔하면 느린학습자가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서비스는 포털, 사전 앱 등을 통해 이미 상용화 돼 있다. 피치마켓은 느린학습자에게 너무 어려운 설명 문구에 초점을 맞췄다. IT 기술력이 아닌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 앱은 향후 일선 특수학교, 특수학급 혹은 가정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꿈틀 협동조합은 발당장애 아동의 재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다른 재활기관과 달리 이곳에서만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발달 장애아동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파랑놀이터다. 기존 발달장애 아동 재활 프로그램은 책상 수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육활동을 할 만큼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안전사고도 우려돼서다. 전문 재활기관에서 쉽지 않은 일이 일반 가정이라고 다를 리 없다. 편견 가득한 사람들의 시선과 발달 장애 아동의 돌발 행동은 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부모가 감당하기는 버겁다.
파랑놀이터에서는 발달 장애 아동들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뛰어 놀 수 있다. 장애 아동에게는 사회성을 키워주고, 비장애 아동들에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여준다. 파랑놀이터 프로그램은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특수)학교 실내 체육관에서 이뤄진다. 꿈틀은 대여한 실내체육관 공간에 체육활동, 음악공연 등 프로그램을 채워 넣는다. 파랑놀이터는 꿈틀이 거점을 두고 있는 경기도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