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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햄찌 Jun 04. 2018

젠트리피케이션, 홍대 다음은 성수동

부동산 자산화 기금, 공유오피스 그리고 지역 토지자산 공유

홍대 거리 (출처 : flickr(Neil McDermott))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돼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도시 재활성화'의 결과로 해당 지역은 주거 환경이 향상되고 부동산 가격 등 전반적인 자산 가치가 상승하지만, 그에 따라 주거 비용도 높아져서 원래의 저소득층 주민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거주지에서 밀려나게 된다. ["젠트리피케이션" 두산백과]          



  

동네도 케릭터를 갖고 있다. 익선동, 해방촌, 가로수길, 광장시장 골목. 지명만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나. 연상되는 장면들이 있다. 주민들이 조금씩 천천히 만들어낸 그 거리만의 문화인 셈이다. 거리의 문화는 대단한 매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케릭터가 뚜렷한 동네로 모여들고, 입소문을 낸다. 주민들은 늘어나는 방문객들이 마냥 반갑지 않다. 젠트리피케이션 시작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 거리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홍대 문화를 주도했던 예술가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임대료에, 외곽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는 처지가 됐다. 화장품 로드샵과 뜨내기 장사치들에게 점거당한 홍대 거리는 보통의 번화가가 돼 버렸다.      


요즘 성수동이 그렇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모여들면서 성수동은 소위 핫한 동네가 됐다. 주민들만큼 이색적인 공간이 한곳 두곳 생겨났고, 방문객도 늘었다. 문제는 치솟는 임대료다. 한해가 다르게 가파르게 오르는 임대료가 성수동 주민들의 걱정거리다. 헤이그라운 같은 임팩트투자사들이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한 공유 오피스를 론칭한 이유기도 하다. 다만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어느새 성수동은 서울에서도 ‘비싼동네’가 됐다.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한 공유 오피스를 건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다.      


이는 비단 성수동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동성이 취약한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모두가 비슷한 처지다.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 예술가나 소상공인들처럼 말이다.      


서울시 성수동 성수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헤이그라운드'(출처 : 루트임팩트)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자금을 활용하면 어떨까. 이자가 낮은 융자금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 하는 방식이다. 6월 현재 ‘화성시 사회적경제 지원기금’(융자)과 ‘경기도 사회적 경제기업 상가 자산화 융자’ 정도다. 이마저도 토지 자산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지원자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사과정에서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를 필터링하기에는 일선 담당자들의 업무과잉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행정력 낭비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조직과 행정조직, 두곳 모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거버넌스를 기반한 지역 토지자산 공유가 주목받고 있다. 국공유와 사유가 아닌 지역 공동체 소유의 부동산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뉴욕은 지난 2015년 시민들이 투자한 기금 활용해 뉴욕 부동산투자협동조합(NYC REIC)를 결성했다. 뉴욕 거리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소상공인과 예술가들의 터전을 마련위해서다. 앞서 2011년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도 노스이스트(Northeast) 투자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노스이스트 투자협동조합은 미국 최초의 투자협동조합으로 유흥부동산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재생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미네아폴리스 주민 200여명이 1000달러씩 출자했고 3곳의 빈 건물을 매입했다. 이 건물들은 자전거 점포, 빵집, 동네 주점 등 지역기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 토지자산 공유가 논의되고 있지만 현실화에는 여러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공유자산 신탁, 공유자산 금융기관, 공유자산 개발조직 등 지역 토지자산 공유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할 제도적 기반의 부재가 시급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성수동이 홍대 거리의 전처를 밟지 않고, 지금의 케릭터를 지켜낼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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