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톡에 생일도 뜨는지 카톡으로도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많아 받았다. 그중, 오늘 정말 오랜만에 소식을 들은 사람이 있는데, 5년 전쯤 J사에서 인연이 닿았던 후배 H였다. 검은 뿔테 안경에, 단정한 머리, 그리고 꽤 예의가 바른 친구로 기억한다. J사의 한 대리점에 거의 신입으로 들어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했었고, 일하는 모습이 성실해 다른 일을 해도 잘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그래서 H한테 대리점에서 일하긴 아깝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던 거로 기억한다.
H랑 작은 추억도 있다. 2015년 12월 31일 어느 한 고객사에서 둘이 꽤나 오래 기다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고객을 만나는데 4시간 넘게 기다렸고, 고객과 상담을 끝내고 나니 이미 시간은 저녁 8시가 넘어 2015년 마지막 날, 남자 둘이서 커플이 넘치는 혜화동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그래서 H도 그곳 지나가면 내 생각이 종종 났다고 하더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그 대리점을 나와 본인 성향과 맞는 업계로 전환했고, 급여도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 그런데 뜻밖에도 대리점에서 일하긴 아깝다는 나의 그 이야기 때문에 지금 자리까지 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그때 나를 만난 게 본인에게는 한 전환점이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사실 조금은 어리둥절했지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게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직장 생활하는 게 내 맘 같지 않다고 많이 투덜거리지만, 어쩌다가 이런 연락을 받으면 투덜거리던 마음이 쏙 들어가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의 인생 혹은 삶을 더 나아지게 한 어떤 말을 내가 했기 때문에 우쭐한 마음이 들어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순수하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게 행운 같아 그렇다. 그래, 투덜거릴 게 아니라 오히려 직장생활의 전반부 잘 해왔다고 결론 내려도 되겠다. 직장에서 만난, 이렇게 멋진 사람이 내 주변에 아직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