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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교/학원 @싱가포르

부쩍 크는 아이들, 그리고 교육

by 정대표
키가 훌쩍 큰 우리 아이

어제 와이프랑 잠시 아이들 교육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제 학교 문제. 먼저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와 월세를 합친 버짓을 정하고, 그 안에서 비싼 학교 보내고 싼 집 살든지, 싼 학교 보내고 비싼 집 살지 결정하자고 이야기했다. 이 부분은 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이라, 우리 수입을 감안해서 이미 어느 정도 선은 정해두었다. 그런데 와이프 로망 중 하나가 바다 혹은 강이 보이는 집에서 살아 보는 것이고, 또 로망까지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능하면 국제 학교 보내고 싶어 한다. 당연히 바다나 강이 보이는 집은 어디나 비싸다. 그리고 국제 학교도 한국 국제 학교 대비 비싸다. 그래서 난 그럼 좀 일단은 저렴한 국제 학교 보내자고 하는 중이다. 그 저렴한 게 1년에 2천만 원 정도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더 비싼 학교를 보내면서 비싼 곳에 살고 싶다면 돈을 더 벌어야 한다. 내게는 바다/강 전망 콘도 로망도 국제 학교 로망도 없으니, 돈은 네가 더 벌어와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와이프도 웃으면서, ‘그렇지~’라고 화답.



학원 문제. 버짓을 넉넉히 월 2천 불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오버 상태다. 중국어 온라인 수업, 영어 과외, 영어 학원, 클라이밍, 수영, 그리고 그 외에 발레 혹은 태권도와 미술을 하고 있거나 고려 중이다. 중국어와 영어는 싱가포르에 온 이상 언어 때문에 애들 기죽일까 안 시킬 수 없다 싶어 투자하기로 결정했지만, 그 외에 아이들 놀리는 거 같은데 꽤 많은 돈이 든다. 이런 상황이니 내년 8월에 국제학교 보낼 때 까지는 저렴한 현재 유치원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행히 아이들이 지금 다니는 유치원이 내년 1월부터 지금처럼 3시간이 아니라 6시간으로 변경해서 운영한다고 한다. 매일 6시간 운영하고 10주에 2천 불 정도이니 싱가포르 치고 정말 저렴하다. 그때까지 돈을 좀 더 모아서 애들 학비에 보태야 할 듯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 보면 아이들이 크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아이들이 크는 게 눈에 보인다. 얼굴에서 아기 같은 모습이 사라지고, 언뜻언뜻 어린이 모습이 비치기 시작했다. 잠자는 모습을 보면 이젠 꽤 길어서 언제 이렇게 컸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어제 꽤 규모가 큰 실내 놀이방 데리고 갔는데, 이젠 내가 애들 쫓아다니지 않아도 알아서 잘 놀더라. 이렇게 아이들은 크고 부모 품에서 조금씩 떨어져 가는 거구나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어제 잠시 예전 직장 동료와 메신저로 이야기 나눴는데, ‘쌍둥이 많이 컸겠네요~’라는 말을 건네더라. 예전 직장을 나온 게 벌써 4년 됐으니, 그 친구는 갓난아기 때 아이들을 기억하는 거지. 이럴 때 세월이 참 빠르다 혹은 덧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간 내가 겪어 온 변화를 생각하면 덧없다는 건 맞지 않는 이야기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도 내 인지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을 좀 했고, 실은 굉장히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걸 지켜보느냐는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귀찮다고 뒤에 있지 말고 아이들 크는 모습은 조금 더 가까이 지켜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원해서 시작한 클라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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