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까지만 해도 하루 몇 케이스에 지나지 않던 코로나 바이러스 지역 감염 건수가 5월 중순에 들면서 10 건이 넘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매일 20~30건 정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5월 14일부터 락다운에 준하는 조치를 싱가포르 정부는 펼치고 있다. 5명까지 모임이 가능했던 것을 2명으로 줄이고, 예외는 다소 있을 수 있으나 3명 이상이 다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당연히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돌렸고 다시 재택근무가 기본이 되었다. 게다가 식당은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가능해져 사실상 작년 4~6월에 했던 락다운 조치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이런 조치 때문에 아이들은 다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주말에 와이프와 내가 하나씩 아이를 데리고 짧은 외출을 할 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 계획했던 호텔 스테이케이션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4월부터 2달간 있었던 락다운은 그런대로 견뎌냈다. 워낙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듯해 단단한 각오를 해서 그런 듯하다. 그래서인지 2달간 사실상 집 안 감금생활을 했음에도 잘 견뎌냈다. 게다가 내년엔 괜찮겠지라는 희망이 있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 같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런 조치가 너무 견디기 어렵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지도 1년 하고도 반년이 지나 심신이 지쳤다. 백신이라는 해결책이 생겼음에도 언제 끝날지 가늠이 되지 않는 것도 그 이유다. 언제 한국을 방문해 부모님을 뵐 수 있을는지...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정도다. 나는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쳤고 와이프는 6월 초에 1차 접종을 한다. 아이들은 아직 임상이 진행 중이라 언제 맞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이 아이들 접종을 시작하면 인구는 적지만 돈은 많은 싱가포르라면 곧 따라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일단 지금 내려진 조치는 6월 13일까지다. 내 마음이 어떻든 간에 시간은 갈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루하고 힘들어도 참는 수밖엔 없겠다. 이번엔 정말, 내년엔 부디 한국에 온 가족이 방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