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미래는 내 스스로

늘 변화하는 회사에 나를 맡길 수는 없다

by 정대표

20년 가까이 직장 생활하면서 여러 번의 조직 변경을 경험했다. 가장 처음에 경험한 건 내가 속한 사업부 매각, 두 번째 경험한 건 내가 속한 사업의 한국 철수였다. 사업부 매각을 경험할 땐 연차도 낮기도 했고, 고용 승계가 기본이라 내 자리에 대한 걱정은 없었으나, 사업부 철수는 달랐다. 내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었기에 다른 자리를 회사 안에서 찾거나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두 번의 경험도 모자랐나 보다. 얼마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조직 변경이 한참이다. 지역 본부를 없애 글로벌 조직으로 심플하게 간다는 것인데, 덕분에 지역 본부, 즉 클러스터 일을 하고 있는 내게도 영향이 있을 수도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최근 타운홀 미팅이 잦다. 각 유닛별로 리더들이 지금 하고 있는 조직 변경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앞으로 일어날 변화, 즉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회사 직원의 99%를 차지하는 디렉터급 이하 직원들 조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들이 회사를 나가게 될지, 아니면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할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직원들 마음을 추스르고 싶을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이 변화가 긍정적인 것이며,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타운홀 미팅에서 리더들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보면, ‘내년에 내가 이 회사에 다닐지 아닐지 모르는데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나?’란 생각이 들뿐이다.


커뮤니케이션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거의 대부분의 직원에 대한 조직변경이 확정이 된 후에 이런 타운홀 미팅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타운홀 미팅을 해야겠다고 한다면 성급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앞으로 변화가 기대된다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이 변화를 왜 해야 하는지, 그 변화를 통해 회사가 추구하는 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회사를 나가게 될 사람들에 대한 배려 섞인 말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한 직원으로서 나는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이 상황을 보내야 할까? 지금 할 일을 하면서 기다리는 건 기본이겠다. 조금 더 나가 생각해본다면,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어졌을 때 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꼭 회사에 다녀야만 하는지, 꼭 돈을 $$$ 만큼 벌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꼭 어느 위치까지 승진해야만 하는 건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좋겠다. 난 어떤 일을 했을 데 성과가 잘 났던가, 또 어떤 일을 하기 좋아하나, 등등의 질문들을 하나씩 던져보며, 내 능력에 대한 내 생각 역시 정리하면 좋겠다.


이런 조직 변화는 분명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그럼에도 몇 번의 조직 변화를 겪으면서 내 미래는 내 스스로 만들어갈 준비를 해놓아야만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회사는 회사, 나는 나, 계약관계일 뿐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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