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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표 Mar 25. 2022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육아

애를 낳아 기르는 것, 해봐야 알더라

8~9년 전쯤 술자리에서 당시 동료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우리 딸 OO이 다시 낳아서 키울 거예요"



라며 동료가 이야기하자, 당시 애가 없었던 나는,


"혹시 그건 이미 따님하고 10년 가까이 같이 사셔서 따님이 없는 세상은 상상이 안되시는 건 아닐까요?"



라며 이야기했었는데, 아이를 낳아 6년 넘게 키워보니 얼마나 엉터리 이야기를 했는지 알게 되었다.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르니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겠지. 10년 간 애 없이 살던 우리 부부는 아이 안 가지느냐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서 아마도, 저렇게 나름대로 자기 합리화를 했던 게 아닐까 싶다.

두 아이의 초음파 사진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더 좋은 것 혹은 대단한 거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부부로서 애를 낳아 같이 사는 삶과 부부 둘만 사는 삶은 전혀 다르기에 애 없이 사는 부부는 애를 낳아 기르는 부부의 삶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렇다. 따라서 그 당시 나는 저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됐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라 본다. 30 대부분을  없는 부부로  우리 부부는  없는 부부의 삶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있긴 하다. 하지만,  없이 20 혹은 30년을 살면서 부부가 같이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는 것을 우리 부부도 경험해   없기에 그런 부부의 삶이 어떤지   없다.



실은 애를 낳고 나서 전보다 더 많이 감사함을 느끼고 행복해졌다고 느낀다. 부부로만 살았을 때 보다 웃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아이들을 볼 때 때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 존재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그런 기분도 많이 든다. 애 없이 살았던 내 30대에는 느껴 본 적 없었던, 그런 감정들이다. 물론 애 키우면서 화도 많이 내게 되고 애들 혹은 와이프와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우리 부부 때문에 세상에 나온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도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애를 낳겠느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때 동료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당연하죠. 꼭 서은이 새연이를 낳아서 기를 거예요"


얘들이 이렇게 컸다


말이 필요 없다. 부모가 돼보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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