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마흔
최근에 보고 있는 드라마, '서른, 아홉'. 하루아침에 시한부가 된 찬영(이미도 분)과 친구 미조(손예진 분)와 주희(김지현 분)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찬영이 죽음을 앞두고 삶을 조금씩 정리하는 모습에서 눈물을 특히 많이 흘리고 있다. 서른아홉이라면 죽음을 맞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다. 평균 수명이 이미 80세를 넘었고, 특별한 지병이 없으시면 90세를 넘겨 사시는 건 큰일이 아닌 시대라 더 그렇다.
가까운 미래에 닥칠 죽음을 준비하는 찬영의 모습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 찬영처럼 6개월이 삶이 남았다면 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조금 더 시간을 늘려볼까? 3년 정도의 시간만 있다면 난 무엇을 하려 할까? 10년이라면 난 무엇을 하려 할까?
내게 남은 시간이 6개월이라면 고마웠던 가족, 친구, 지인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겠다. 언젠가부터 가장 행복한 시간을 생각해보면 내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과 보낸 시간이었다. 3년쯤 시간이 남았다면, 세계 여행을 떠나겠다.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가 너무 많다. 유우니 사막도 가보고 싶고, 아프리카 사파리도 꼭 가보고 싶다. 10년쯤 시간이 남았다면, 작은 기업을 일궈보고 싶다.
그러나 나는 가족, 친구, 지인과 좋은 시간을 그렇게 많이 보내고 있지 못하며 , 세계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작은 기업을 일구는 일은 결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작금의 코로나 상황을 생각하면 가족, 친구, 지인과 시간을 보내는 것과 그리고 세계 여행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가 없다 한들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체 왜 이럴까? 아마도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 오지 모를 은퇴 이후를 걱정하며, 그때 무엇을 먹고살지 지금부터 걱정한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기업을 일구겠다면 지금 가진 모든 걸 버려야 할 수도 있기에, 리스크가 크다. 세계 여행도 마찬가지. 그래서 세계 여행 유튜버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서른아홉도 아니고 마흔이 훌쩍 넘은 나는 이제는 알고 있다.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6개월, 3년, 10년의 시간이 있을 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아는 것만으론 안 된다. 당연히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뭔가 불안하니,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정되면, 그러니까 나중에 하면 안 될까?
응, 안 돼. 바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