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다녀와서 몇 가지 기록하고 싶은 것이 있어 적어둔다.
무리하지 말자: 워낙에 골프를 좋아하는 탓에 한국 방문을 맞아 라운드를 3~4일에 한 번 꼴로 잡아뒀었다. 결과적으로 거의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한두 번의 라운드까지는 괜찮았는데 치면 칠 수록 등과 팔이 너무 아파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 목디스크란다. 목의 디스크에 염증이 생겨 신경을 누르니 목은 아프지 않더라도 신경이 연결된 팔과 등이 아플 수 있단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부위에 통증이 있었다. 난 내 폼이 잘 못되어 그런가 생각을 했다. 그게 아니라 목 디스크라니. 약속된 라운드는 다 하긴 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모든 아이언 샷을 생크를 내거나 탑볼을 쳤다. 누가 봐도 부상자 같았다. 그럼에도 몇 번 치료를 받고 충분히 쉬려고 노력한 덕에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다. 앞으로 2~3주는 라운드를 쉴 생각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선배가, ‘운동선수가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가 부상이라던데, 아무래도 너 몸 관리 잘해야겠다.’ 맞는 말. 정말 재미있게 골프를 치려면 100% 컨디션으로 라운드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상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 무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 오래간만에 여러 종류의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친구, 지인, 직장동료, 가족과의 관계 말이다. 특히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친구도 그때그때 맞는 사람이 있지 싶다. 아무리 어릴 때부터 봤던 절친이라도 40 중반을 넘긴 지금 내게도 절친이라는 법은 없다. 어릴 때 친구들은 내 부족한 점을 많이 봤다. 따라서 그 부족한 점을 놀리는 재미로 30대까지는 낄낄대며 지내왔던 것 같다. 하지만, 40 중반이 넘고, 내 부족한 점을 나도 잘 알고, 가능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내 입장에서 그 부족한 점만 부각되는 친구와의 대화가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라고 볼 건 아니다. 내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것이냐의 문제다. 나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날씨: 덥지만 덥지 않은 한국 초여름 날씨를 즐겼다. 30도가 넘는 날씨여도 햇볕은 싱가포르에 비하면 ‘따뜻’하다. 습도도 싱가포르에 비해 높지 않아 좋은 날씨를 즐겼다. 떠나는 날 장마가 시작돼 오랜만에 한국의 빗줄기를 즐겼다. 한국의 비는 싱가포르 스콜에 비하면 촉촉함이 느껴진다. 온수에 가까운 싱가포르 빗줄기에 비해 약간은 한기가 느껴진다. 아마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7월 말 ~8월 초에는 싱가포르보다도 더운 그야말로 무더위가 찾아오겠지만, 초여름 한국 날씨는 365일 여름 날씨에 사는 내게는 최적의 날씨다.
직장: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내가 해야 할 일도 거의 세팅을 했고, 실행에만 옮기면 되는 단계다. 잘 되고 있는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회사 분위기에도 적응해야 한다.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첫 번째, 그리고 빨리 결과를 내야 한다. 3개월 안에는 적어도 1~2군데의 파트너를 찾아 계약까지 끝내는 게 목표다. 그 중간에 제품 인증이 완료시켜야 한다. 그리고 6개월 안에는 첫 세일즈를 일으켜야 한다. 1년 안에는 월 50대 이상의 매출이 나올 수 있는 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목표가 된다. 그때까지는 타깃 하는 국가 모두에 파트너가 셋업이 돼야 한다. 1년 안에 10명의 직원을 뽑는 게 또 다른 목표다. CTO 밑으로 5명, 내 밑으로 5명을 뽑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