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다

by 정대표

직장 초년생 시절, 과제를 부여받고 혼자 끙끙대다, 그 과제에 대해 잘 아는 분을 찾아가 열심히 배워 해결을 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과제를 해결하고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내가 스스로 한 게 아닌데, 왜 이런 일로 칭찬을 받아야 했을까 궁금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할수록 알게 됐다. 직장 생활에서의 일이던, 사회에서의 일이던, 살면서 닥치게 되는 많은 문제는 스스로 풀 수 있는 것보다 같이 해야 풀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최근 1년 간 법인을 세우는 과정도 그랬다. 법인 세우는 법은 구글만 치면 나오긴 한다. 문제는 그걸 그대로 따라 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거다. 누군가의 자문을 받아야 하는 건 물론이고, 법인을 세우고 나서도 생기는 사소한 문제 역시 경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풀어내는 것과 혼자 풀어내는 건 질이 다르다.



사소하게는 사무실을 구하는 문제도 먼저 해본 사람의 경험이 도움이 크게 된다. 지금 얻은 사무실이 7~8명이 앉을 수 있는 규모인데, 직원은 몇 안돼도 제품이나 다른 물건들이 있어 그런지 벌써 좁다. 이런 걸 미리 알았다면 조금 더 큰 사무실을 얻었을 텐데, 미처 이런 부분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곳이 없었다. 비즈니스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 내가 하는 비즈니스를 내가 있는 지역에서 해 본 사람이 경쟁사 외에 없기에 마땅히 조언을 구하기 어렵다.



따라서 내가 풀려고 하는 문제와 조금이라도 유사한 문제를 풀어본 사람의 경험을 찾아들어야 한다. 직접 만나는 게 가장 좋긴 하다. 그래서 최근에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경험을 듣고 있다. 딱 이거다 하는 정답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은 계속 생각하게 하고 답을 찾게끔 나를 자극한다. 결국 결정하고 실행을 하는 것은 내 몫이지만, 그 결정과 실행의 상당한 부분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오는 거나 다름이 없다.



이럴 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듣고 나 자신의 문제에 적용하는 게 재미있다. 더더군다나 아직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라 더 재미있다. 가장 상위에 있는 문제는 정의가 되었다. 더 많은 제품을 새로운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상위의 문제가 될 거다. (물론 문제를 더 크게 정의할 수 있지만, 내 많은 역할 중 세일즈 헤드로서 문제만 정의하면 이렇다.) 하지만 각 나라별로 어떻게 접근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일지 모른다. 따라서 각 나라 별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 중이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손을 벌리면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 불확실성을 줄여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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