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힘들다. 아시아를 하나로 묶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달라서 힘들다. 나라마다 언어와 민족이 다르고, 경제 발전 상태도 너무 다르다. 우리 제품이 진출할 만한 나라를 골랐다고 생각했는데도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것을 몸으로 부딪혀보고서야 알게 됐다.
태국은 8천 달러 정도의 1인당 GDP를 보여주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는 18,000달러 정도 되는 나라다. 참고로 한국이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48,000 달러 정도. 구매력 기준을 보면 중진국 이상인 나라고 이미 우리 회사 제품의 경쟁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시장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태국은 당분간은 활동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미 시장가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서 원가가 경쟁사 대비 높은 한국산 제품으로 승산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내가 있는 싱가포르와 호주 시장이 있다. 이 두나라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호주는 60,000 달러 정도의 1인당 GDP, 구매력 기준으로는 56,000 달러를 보이는 나라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아 경쟁사 제품이 간간이 판매되고 있지만 그리 활발하지 않다. 내가 있는 싱가포르는 73,000 달러 정도의 1인당 GDP, 구매력 기준으로는 100,000 달러가 넘는 나라다. 경쟁사 제품이 판매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아주 많은 로봇이 판매되고 있지 않다.
싱가포르는 제품 시장 가격이 적당하다. 싱가포르 사무실을 가지고 있으니 본사가 직접 판매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 컨트롤이 용이하고 승산이 있다. 시장 사이즈가 작은 건 어쩔 수 없는 일. 호주는 시장가가 아주 높다. 아마 앞으로 점점 내려갈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당분간 현재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제품으로도 겨뤄볼 만하다. 다만, 거리가 멀어 좋은 대리점을 찾는 게 관건이다.
싱가포르는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막막함이 덜하지만만, 호주에서는 대리점 찾는 것부터 참 막막했다. 내가 호주에 현재 있는 것도 아니고 마땅한 인맥이 있는 것이 아니니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나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맡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셈이라 때때로 가슴이 조여오긴 한다. 그럼에도 견뎌나갈 수 있는 이유는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그때 어떻게 일이 풀려갔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자리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작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하나둘씩 얻어내면 길이 보이기 시작할 거라 생각한다. 다행히 호주에서 계획하고 있는 행사에 괜찮은 대리점 후보가 참가할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도 유력한 대리점하고 미팅도 곧 잡혀있다.
물론 내가 어떻게 했느냐도 중요하다. 하나 지금껏 내가 해왔던 걸 생각하면, 지금 내가 못해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 영어에 'Wheather the strom"이라는 말이 있다. "To reach the end of a very difficult situation without too much harm or damage."라는 뜻인데, 어려운 상황, 즉 Storm은 내가 만든 게 아니다. 그저 외부 변수일 뿐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 상황에 절망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나 자신을 믿고 이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 행동에 옮기는 게 최선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견뎌내고 해낼 수 있는 일인 것도 맞다. 그리고 결과는 하늘에 맡길 뿐, 결과를 예단하거나 미리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