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족

by 정대표

최근 세일즈 직원이 입사해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일 시작한 지 1달 남짓, 벌써 한 고객으로부터 주문 확정을 받은 상태. 그 외에도 다양한 고객과 접촉하면서 일을 벌이고 있다. 덕분에 나 역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지는 건 당연. 시도 때도 없이 슬랙이 울리는 통에 일에 집에 있을 때도 일에 정신이 가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와 동시에 두 나라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제품도 보내야 하고, 통관도 신경을 쓴다. 또 좀 더 많은 고객과 파트너와 접촉해 행사에 초청도 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일은 꼭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보니 스트레스도 꽤 받는 편이다.



회사 일도 이런 상황인데 집안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주말에도 간혹 일에 신경을 써야 할 일이 생기고, 슬랙을 쳐다보게 된다. 일과 사생활이 완전히 분리가 되면 좋겠는데, 싱가포르 지사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그게 쉽지 않다. 순수하게 일에만 몰입하기에는 그 외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제 막 사업 비슷한 걸 시작하는 나도 이런데, 나보다 몇 배는 신경 쓸게 많고, 바쁠 수밖에 없는 큰 회사의 대표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궁금해진다. 가정생활과 회사 생활 둘 다 훌륭하게 해내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싶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둘 다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육체적이던 정신적이던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니,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육체적으론 운동이 필요하고 정신적으로는 모든 걸 내려놓는 플러그 오프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떠다니고, 많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살고 있는 와중에 가족이 있다는 건 무수히 흔들리기도 하는 내 가슴속에 작은 불꽃같다. 모처럼 어제 새연이와 단둘이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바쿠테가 먹고 싶다 해 우리 회사 사무실이 있는 쇼핑몰에 왔다. 주말 저녁시간이라 30분 넘게 기다리는 데도 불평 한마디 않고 책을 보면서 기다리는 아이를 보니 흐뭇하다. 음식을 열심히 먹는 아이를 보면서 또다시 흐뭇해졌다. 우리 회사 사무실을 보고 싶다며 보채는 아이를 데리고 몇 평이 채 되지 않는 공간을 보여주니 아빠 회사라며 너무 자랑스러워한다. 문 앞에서 본인 사진을 찍고는, 굳이 내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다시 한번 흐뭇해지면서 환한 미소를 짓게 한다.



분명 가정에 충실하면서 일에 집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의 관계가 내 삶에 힘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가족을 꾸리기 위해서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많은 돈, 시간,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없다면 일에 집중하고 성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일이 내게 주는 희열보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 간간이 느끼는 기쁨과 희열이 내게는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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