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상 정주행은 하지 못하고, 줄거리 위주로 훑어본 대행사. 직장인의 판타지라고는 해도 몰입하기 좋은 드라마였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 드라마라 현실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보였다.
첫째, 고아인이 상무 승진 후 특정 출신 팀장들을 보직해임하고, 인사평가를 다시 한 장면. 내가 겪어 보지는 않은 광고 업계일이라, 100% 허구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일반적 직장에서 일어나기는 어려운 일이라 본다. 주인공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벌이는 일이기 때문에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글쎄, 저런 일이 벌어지면 회사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둘째, 강한나가 상무로 입사하는 장면. 아무리 재벌이라지만, 아무리 높게 봐도 30대 초반인 재벌 집안 자제가 상무로 입사하는 건 요즘 좀처럼 벌어지지는 않는 일이다. 차 부장 정도로 입사해서 실무 조금 하다 상무를 달면 모를까.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할 듯했다.
셋째, 조문호 대표방에 바둑판이 있는 설정. 이건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설정상 VC기획이 그룹 광고 전반을 담당하는 회사인데 대표가 저리 한가할리가 없다. 아무리 왕회장 비서실장 출신이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한가하게 바둑돌을 놓는 장면은 드라마라 가능한 장면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결과로만 이야기하는 임원들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 남들은 다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을 현실화시키는 고아인의 활약이, 드라마지만 현실 같아서였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결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 지금 내 상황과 비슷해, 몰입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남는 대사가 하나 있어, 마무리로 갈음하려 한다. 막막한 순간이 올 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길이 없다면 길을 찾지 마세요.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시면 됩니다."